[조선일보 제공] 중국이 원유와 자원에 이어 세계 최고급 인재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해외의 최고 인재 1000여명을 데려 와 세계 일류급 대학 학과 100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중국은 이를 ‘111계획’이라고 이름 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12일 교육부가 ‘고등교육기관 학과 혁신 및 우수 인재 유치 기지(基地) 관리방법’을 발표하고 해외 인재를 유치하는 ‘111계획’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111계획’이란 세계 100위권 이내에 드는 유명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우수한 학과에서 대가(大家)급에 속하는 학자와 중견 연구 인재 1000여명을 스카우트한다는 내용이다.
중국은 이들을 중국 내의 연구인력과 결합시켜 국내 주요 대학의 100여개 학과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들이 배치된 학과를 혁신기지로 삼아서 중국 대학의 과학·기술 혁신능력과 종합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혁신기지로 선정된 100여개 학과는 반드시 10명 이상의 해외 인재를 초빙해야 하며, 그 가운데 1명은 ‘대가’급을 유치하도록 했다.
인재 유치작업은 교육부와 국가외국전문가국이 공동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인재의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대가’는 해당 학문 영역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저명한 학자를 말하며, 공인된 학술적 성취를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연령은 70세 이하로 제한했다. 실제적인 연구 지도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연령 제한을 두지 않았다. 중견 연구인력은 50세 이하로 연령 제한을 두었다.
유치 대상 해외 인재는 기초과학·기술·엔지니어링 분야에 집중돼 있다. 올해부터 시작된 ‘11차 5개년 규획(規劃)’ 기간의 핵심적인 정책 과제로 제시된 ‘혁신 능력 제고’를 위한 것이다. ‘중국 제조(Made in China)’가 아니라 ‘중국 창조(Made by China)’로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또 이들에게 유연한 근무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대가의 경우 1년에 최소한 1개월 이상, 중견 연구인력은 3개월 이상 중국에 체류하는 조건이다. 가장 핵심적인 처우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국제적인 수준에 부합하는 여비와 특별수당, 주택,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파격적인 조건일 것이라고 교육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중국 당국 차원에서 진행하는 해외 우수 인재 유치와는 별도로 중국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외국인 유학생도 최근 급증하는 추세이다. 중국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03년 7만7715명이던 중국 내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2배 가까운 14만1087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