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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지난 8일 6000원대의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출시했다. 배달 치킨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국내산 닭고기에 피코크 연구소가 개발한 ‘비법 파우더’(쌀가루+15종의 향신료)를 더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로 5분간 추가 조리하면 바삭한 식감이 살아나도록 하는 레시피도 적용했다. 이마트는 제품을 이벤트성 판매가 아닌 연중 판매키로 결정했다.
대형마트 가성비 치킨의 대명사는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다. 2022년 6월 출시 당시 7000원을 밑도는 가격에 ‘오픈런’(영업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인기에 홈플러스는 상품군을 2년 만에 10여종까지 확대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 치킨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깬 제품”이라며 “현재까지 1000만팩 이상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슈퍼도 1만원대 초반 가격의 ‘큰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5000원에 팔았던 ‘통큰치킨’의 후속작이다. 현재 월평균 8만개가 팔리는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마트는 즉석 조리 치킨 제품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반적인 프라이드 치킨이 아닌 시즈닝 양념을 곁들인 ‘크런치 콘소매 치킨’을 선보였는데 고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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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치킨 간편식(HMR) 제품도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항마로 꼽힌다. 과거에는 눅눅한 식감과 까다로운 조리법으로 외면받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스와 튀김옷 등 제조 기술이 대폭 개선돼 품질이 높아지고 에어프라이어 등 조리 기구가 대중화한 영향이다.
CJ제일제당(097950)이 지난해 4월 출시한 7000원대 ‘고메 소바바치킨 소이허니’가 대표적이다. 독자 개발 기술인 ‘소스코팅 공법’ 등을 적용했다. 올해 1월 누적 매출이 54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인기에 지난 3월에는 양념치킨 제품도 내놨다. 현재 소바바치킨의 누적 판매량은 1000만봉을 돌파했다. 비싸진 치킨 가격에 소비자들이 냉동 제품을 대체재로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다른 식품 대기업도 치킨 간편식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하림(136480)은 현미·누룽지 가루를 입혀 만든 ‘누룽치 치킨’을 내놨고, 오뚜기(007310) 역시 바삭함과 알싸한 풍미를 내세운 ‘오즈키친 갈릭마요 치킨’을 출시했다. 대상(001680)도 ‘순살바삭 허니간장치킨’, ‘순살바삭 버터갈릭치킨’을 선보였다. 현재 냉동 치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58억원으로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업계 ‘치킨 침공’…불편한 치킨 프랜차이즈
쏟아지는 가성비 치킨에 치킨 프랜차이즈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해부터 BBQ, 교촌애프엔비(교촌치킨), bhc 등 치킨 3사는 원가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치킨 값을 2000~3000원씩 올렸다. 배달비를 포함하면 치킨 가격은 3만원에 육박한다. 식품사와 대형마트는 재료 대량 매입과 조리 등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치킨 프랜차이즈의 약점을 파고든 셈이다.
식품사와 대형마트의 치킨 시장 공략은 더 강화될 조짐이다. 쿠팡 등 이커머스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형마트는 치킨 등 즉석조리 상품을 집객 카드로 삼고 있다. 이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달라졌다. 2010년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을 선보였을 때는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금방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가격이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을 응원하는 형국이다.
식품사들도 간편식 확장 카테고리로 치킨을 점찍고 군침을 흘리고 있다. 내수가 감소하고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냉동 간편식은 보관과 물류가 용이한 제품군이다. 특히 치킨은 전 연령층에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상품이다. 식품사들이 치킨 간편식을 확대하는 이유다. 앞서 식품사들은 피자를 냉동 간편식화해 피자 프랜차이즈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치킨 프랜자이즈 업계는 아직 큰 여파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치킨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치킨을 냉동·마트 제품과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가격 역시 인건비와 재료비, 배달앱(애플리케이션) 수수료 등 다양한 가격 상승 압박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