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2022년 말부터 전세 사기와 역전세난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세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이자 부담이 큰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겨났고 은행들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는 일부 대출을 제한했다. 실제 은행권은 빌라를 대상으로 한 전세자금 대출 일부를 허용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부실 위험이 큰 빌라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부 전세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KB국민·하나은행은 HUG 전세대출 갈아타기 대상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으로 제한했고, 우리·NH농협은행은 아예 온라인 신청은 받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총량 관리제로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개별 은행마다 전세대출 잔액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들어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신한은행을 제외하곤 전부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전세대출 잔액(17조 3826억원)은 올해 1월(18조 9013억원) 대비 8.03% 감소하며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농협은행(20조 8724억원→19조 9770억원, 4.29% 감소), 하나은행(19조 3692 억원→18조 9641억원, 2.09% 감소), 국민은행(31조 5047억원→31조 876억원 1.32% 감소) 순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전세사기, 연체관리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잔액이 일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이동제 도입으로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은행들은 경쟁력이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세대출은 금리 체계를 임의를 조정한다기보다는 고객 수요를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도 나온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변동형)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15~6.215%로 올해 초(연 4.00~6.586%) 대비 금리 상·하단이 모두 낮게 형성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서민층을 위한 상품이다 보니 필요 고객에 적시 지원하되 가계부채 물량관리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가계대출은 통상 전세, 주택담보, 신용대출로 나뉘는데 전세가 가장 안정적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잔액 관리를 해야한다면 신용대출 쪽을 관리하는 게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