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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사자' 외치던 개인 변했다"…인버스 몰리는 돈

이은정 기자I 2023.10.04 05:45:00

2차전지주·ETF 9월 줄줄이 ''마이너스''
개인, 2차전지 소재·인버스 ETF ''사자''
저가 매수·하락 베팅 투심 동시 나타나
과도한 상승에 부담…주가 변동성 유의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2차전지주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지만, 2차전지 소재주에 집중 투자하는 일부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9월에도 개인의 ‘사자’가 지속됐다. 동시에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역시 개인 순매수 상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직 ‘롱’(매수)을 외치던 개인의 투자심리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3일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국내 시가총액 상위 2차전지주의 지난 9월 한 달 성과를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2.41%, 삼성SDI(006400)는 16.61%, LG화학(051910)은 14.84% 하락했고, POSCO홀딩스(005490)는 7.60%, 포스코퓨처엠(003670)은 20.02% 하락했다. 코스닥에 상장한 에코프로비엠(247540)은 22.03%, 에코프로(086520)는 28.32%, 엘앤에프(066970)는 19.35% 빠졌다.

ETF 시장에서도 2차전지 관련 상품은 최하위 성적을 냈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는 1개월 새 -32.60%,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32.38%,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은 -20.18%의 수익률로 전체 ETF 중 하위 1~3위에 올랐다.

이처럼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양극재와 수직계열화 기업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ETF에는 오히려 개인 ‘사자’를 지속했다. 저가 매수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27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은 ‘TIGER 2차전지소재Fn’ ETF를 486억5900만원어치 사들였다. 해당 종목은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ETF 6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iselect 2차전지 지수 구성종목 중 유동시가총액 상위 10종목(셀·양극재·양극재 수직계열화 기업 등)에 하락 베팅하는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에 대해서도 367억8400만원 규모의 개인 순매수가 나타났다. 해당 종목도 개인 ETF 순매수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방향에 투자하는 ‘KBSTAR 2차전지TOP10’을 17억1800만원 규모 산 것과 대조된다.

2차전지 인버스 ETF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관련주의 과도한 상승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개인의 투심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미국 증시에서도 기술 혁신주 강세에 주목을 받았던 테마형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가 이에 반대로 투자하는 ‘AXS 숏 이노베이션 데일리 ETF’(SARK) 상장 이후 한동안 부진한 성과를 기록한 점을 주목했다.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RKK가 급상승한 이후 재차 하락하고 횡보하는 상황에서 인버스(SARK)가 출시됐고, 단기 조정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재차 진입했지만 주가는 그보다 길게 6개월 이상 하락이 지속됐다”며 “테마형 인버스 ETF가 수급 측면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이미 시장에서 과도한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2차전지 관련주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인버스에 대한 개인의 관심도를 고려하면, 상반기와 같이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급등이 재현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오직 ‘롱’(매수)을 추구했던 개인의 투심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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