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지난달 나온 잠정치(1.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속보치(1.1%)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4%) 역시 상회했다. 미국은 성장률을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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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잠정치 당시 3.8%로 나타난 소비 지출은 이번에 4.2%로 상향됐다. 미국은 경제의 3분의2 비중이 소비인 나라다. 앞서 나온 지난달 소매 판매는 시장 전망(-0.2%)을 깨고 0.3% 깜짝 증가하기도 했다.
이날 최종치가 주목 받는 것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년여간 초강경 통화 긴축을 했음에도 침체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월가 대다수 기관들은 연내 침체가 닥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지표들은 강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시각 나온 노동시장 지표도 강력한 경제를 방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내놓은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2만6000건 줄었다. 시장 전망치(26만5000건) 역시 하회했다. 실업수당을 덜 청구한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이 뜨겁다는 의미다.
다만 이는 역설적으로 연준의 추가 긴축을 더 정상화해준다는 관측이 많다. BMO 패밀리 오피스의 캐롤 슐라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강한 GDP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추가로 확인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연준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스페인중앙은행 컨퍼런스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 대다수는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두 번 혹은 그 이상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본다”며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낮추는 것은)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전날에 이어 또 강경 매파 발언을 유지한 셈이다.
그는 또 “우리는 금리를 연속으로 올리는 것을 제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달과 오는 9월 추가 인상에 나서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