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이스틸(071090)은 전 거래일보다 400원(8.70%) 오른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33.69% 상승세다.
다른 철강주도 나란히 올랐다. 현대제철(004020)은 6.83% 상승했고 풍산(103140)도 4.30% 올랐다. 철강주 10곳을 모아놓은 KRX 철강 역시 이날 2.74% 상승했다. 2월 들어서만 11.88% 상승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1.40%)이나 코스닥 상승률(7.15%)을 크게 웃돌았다.
철강주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다. 중국의 1월 신규가계저축액은 6조2000억위안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부동산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1월 70개 도시의 신규주택가격에 따르면 36개 도시가 전월대비 상승세로 나타났다. 전월 15곳에서 증가한 수치다. 주택 가격지수도 52.1포인트로 작년 12월(21.4포인트)에서 급등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 투자심리가 살아나 수요 둔화가 해결되면, 국내 철강업체도 기지개를 켤 수 있다. 이제까지 중국 내에서 팔리지 않은 철강재가 국내로 유입되면 국내 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진핑 정부가 양회를 계기로 대규모 부동산 부양 정책 등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확산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양회 한 달 전부터 내수 확대와 산업체계 현대화 등을 강조하며 부양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지난해 시 주석의 한 연설을 인용해 “소비 회복과 확대를 우선순위에 두고, 정부 투자와 정책 배려를 통해 사회 전체의 투자를 끌어내야 한다”며 “무역 강국 건설을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지진도 국내 철강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유럽 주요 철강 생산국인 터르키예에 지진이 닥치며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미 바스투그 메탈루지 등 터키 철강업체 3개사가 ‘불가항력적 계약 불이행’을 선언했다. 2021년 기준 튀르키예의 조강(쇳물) 생산은 4040만톤(t)으로 전세계 7위 수준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터키 철강 수출 가운데 45%가 유럽용인데 한국 업체들의 경우 세이프가드 제한으로 유럽연합(EU)향 철강 수출을 확대할 수는 없다”면서도 “터키향의 경우, 한국-터키 자유무역협정(FTA) 관세우대로 한국산 철강 수입관세가 면제된 상황으로 봉형강 제품 중심으로 터키향 철강 수출이 올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주가가 기대감만으로 급등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희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업종 특성상 실수요나 실적 회복 전부터 주가가 추세적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있다”면서 “3월 이후 중국의 주택이나 경기 관련 데이터를 잘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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