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하락 국면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철강주인 POSCO홀딩스(005490)는 이날 30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16일(27만9000원) 대비 7.5%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004020)도 3만1900원에서 3만4300원으로 7.5% 올랐다. 동국제강(001230)도 1만2150원에서 1만3700원으로 12.8% 뛰었다.
식음료주들도 비슷한 흐름이다. 농심(004370)은 이날 34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한 달 전(33만4500원) 대비 2.5% 상승한 수치다. 오리온(271560)도 11만9500원에서 12만1500원으로 16.7% 올랐다. 동원F&B의 주가는 14만7500원에서 15만8500원으로 7.5% 우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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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종목의 최근 주가 상승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환율 하락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철강 원자재와 식자재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마진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린다.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항공기 대여비나 항공유를 달러로 구매하는 만큼, 환율 하락은 비용 감소에 기여한다. 이외에 여행사들은 원화 강세 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수혜를 입는다.
최근 환율은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고 하락 추세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종가 기준 이날 월·달러 환율은 1237.4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21일 연고점인 1439.8원을 기록한 이래로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하면서 미국의 긴축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덕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본격화로 경기 개선이 기대되고, 일본이 양적 완화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원·달러 환율도 1230원대로 내려왔다. 아울러 이날 일본은행(BOJ)이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수준으로 동결하는 등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당초 시장 기대엔 못 미쳤지만, 정책 선회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전망에 환율은 추가 하락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새해 첫 BOJ 회의는 정책 유지를 선택했다”면서도 “채권 시장의 기능 저하를 명분으로 인플레이션, BOJ의 과도한 대차대조표, 아베노믹스의 행동대장 구로다 총재 퇴임 등을 고려할 때 정책 정상화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1240~1250원대 내외에서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환율 하락 수혜주들이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영향을 받는 음식료 등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려면 환율의 추가 레벨 다운 등의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면서도 “위드 코로나 효과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