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로 인한 관절 질환 중 대표격인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내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병으로 오래 지속되면 뼈끼리 부딪혀 통증을 유발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온도가 낮아지는 겨울은 주의해야 할 시기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근육, 혈관이 수축하면서 경직되는데 이때는 작은 충격만으로도 염증이나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아울러 기존에 있던 통증도 악화될 수 있다. 추운 날에 무리한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등산 등의 활동을 할 때 압력이나 하중이 무릎에 전달되면서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2015년 260만 8507명에서 2019년 296만 8567명으로 13.6% 증가했다. 이처럼 퇴행성관절염이 노년층의 대표 질환으로 자리 잡으면서 인공관절 치환술도 노년층 삶의 질을 위한 수술이 되고 있다. 2018년 6만 9345명을 기록한 인공관절 수술 환자는 2019년 7만 7579명으로 11.8%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사이 손상된 뼈를 깎은 후 인체에 해롭지 않은 재료로 된 인공 구조물을 삽입해 관절 기능을 회복하고 통증을 줄이는 수술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지난 1970년대 1세대를 시작으로 50년 넘게 지속됐다. 무릎뼈를 인공관절에 맞게 절삭하고 고관절과 무릎, 발목을 잇는 하지 정렬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년을 주기로 인공관절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정확한 수술을 위해 네비게이션, 로보닥 등 다양한 수술 기법이 등장했다. 그러나 수술 후 만족도는 여전히 81%에 그친 수준이다. 인공관절의 진화에도 여전히 81%에 그친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형외과 의사와 엔지니어는 조금 더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인공관절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은 3차원(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에 다양해진 인공관절디자인을 접목했다. 먼저 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여러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먼저 환자의 무릎 상태 확인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한다. 연골 두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다. 검사로 얻은 환자의 무릎 상태를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등록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무릎 모양을 다각도로 확인하고 3D 프린터로 뼈 모형을 만들어낸다.
뼈 모형을 바탕으로 환자별 맞춤형 수술 도구 PSI (Patient Specific Instrument)를 제작하고 이를 실제 수술에 적용한다. PSI는 개인 맞춤형 수술 도구라고도 하는데 환자 개인 무릎에 맞춰 제작한 일종의 수술 가이드를 말한다. 연세사랑병원은 이 PSI를 3세대 디자인의 다양한 인공관절 디자인에 맞춰 추가로 개발했다. 이로써 조금 더 환자 개인에 맞는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해진 디자인은 환자의 무릎 형태와 절삭 부위 등을 더욱 정확하게 계산하기 때문에 오차 범위 최소화는 물론 수술 시간도 줄어 염증이나 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처럼 더욱 정교한 인공관절은 수술 후 만족도를 높이는데 무척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재 81%에 그치는 만족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디자인이 도입된 차세대 인공관절은 미국, 유럽 등 외국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사용하는 곳이 드물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는 발빠르게 3세대 인공관절을 도입해 환자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는 7명의 경험 많은 의료진과 대학병원급 장비, 10개의 수술실 및 194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다.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위해 무릎 기능 개선과 통증완화를 돕는 물리치료센터, 스포츠재활센터 등을 운영해 진단부터 수술, 재활을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가 많은 인공관절 수술의 특성을 고려해 내과 전문의와의 협진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차세대 인공관절 수술을 상용화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더 빨리 고통 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인공관절 수술은 앞선 기술도 중요하지만 의료진의 실력도 중요하다. 연세사랑병원은 연간 3000건, 총 1만 건이 넘는 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했다”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몰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여전히 갈 길은 남아 있다. 완벽한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로 진화하기 위해선 인공관절 수술에 쓰이는 도구뿐 아니라 인공관절도 환자의 상태에 최적화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초(超) 개인화가 되는 것이다. 고용곤 병원장은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며 “일단 3세대 인공관절을 사용하면 내 무릎 상태에 집중해 더 섬세한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세사랑병원은 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수술에 최적화된 PSI 설계 기술 ‘브릿지 구조를 포함하는 인공 무릎관절 환자 맞춤형 수술 가이드 및 이를 제작하는 방법’(특허 제10-1675581호)과 ‘정렬 로드를 포함하는 인공 무릎관절 환자 맞춤형 수술 가이드 및 이를 제작하는 방법’(특허 제10-1675584호) 등 2건의 특허를 보유해 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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