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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nd SRE][Cover]①우려보다 잘 버텼다…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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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I 2021.11.18 06:25:17

경기 정상 궤도 기대감에 각국 정부 긴축 카드 ''만지작''
기업 실적 좋아지면서 신용등급도 상향 우위
가계부채·인플레이션은 잠재적 리스크 요인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이제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다. 지난해 예상치 못한 전염병 습격으로 휘청였던 글로벌 경제는 각국 정부의 전례 없는 지원책에 힘입어 그래도 우려보다는 잘 버텨냈다. 글로벌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통화완화 정책을 멈추고 긴축으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여전히 상처가 남아 있다. 넘치는 유동성과 공급망 병목 현상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 역시 시한폭탄처럼 풀어야 할 숙제로 자리하고 있다.

버텨낸 글로벌 경제, 긴축으로 돌아서는 중앙은행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패닉에 빠진지 벌써 2년째다. 첫해만 해도 정체조차 불분명했던 전염병을 막기에 급급했던 세계 각국은 빠르게 백신을 만들어냈고,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하며 일상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일상으로의 회귀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힘입어 느리지만 천천히 진행 중이다.



세계 경제가 최악을 지나 정상 궤도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은 수치로 확인 가능하다.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3.1%로 역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9%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춘 것이지만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은 확실히 덜어낸 수치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4.9%로 제시했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올해보다 더딘 성장 속도다. 하지만 이는 지난 1월 제시했던 4.2%, 4월 4.4%와 비교할 때 상향 조정된 것이다. 즉, 내년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연초보다 강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경제 역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IMF가 전망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3%다. 이는 지난 1월 3.1%, 4월 3.6%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0.9%를 기록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적극적으로 재개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각국 정부가 쏟아부은 유동성이 더해지면서 경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완화 정책은 영원할 수 없다. 경제 회복이 본궤도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이자 세계 주요국들은 조심스럽게 긴축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미국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공식화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겠다는 일정을 밝혔다. 다만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별도의 엄격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면서 시장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테이퍼링 본격화로 인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긴축으로의 본격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처럼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단시간에 긴축으로 방향을 틀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회복세 역시 아직 확실하지 않고, 긴축을 시작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 또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아직까지는 시장에 넘쳐났던 유동성을 이용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어느 정도는 남아있다는 뜻이 된다.

SRE(Survey of Rating by edaily) 자문위원은 “테이퍼링이라는 것은 시중에 풀어내던 돈을 줄이는 것이지 한번에 퍼내겠다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 역시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이 심하게 긴축 정책으로 돌입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실적 좋아지니 신용등급도 상향…살아나는 항공·유통

줄하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기업 신용등급 역시 예상과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지난해 9월말 기준 0.56배(3사 단순평균)였던 등급상하향배율은 올해 9월말 기준 1.04배를 기록했다. 즉, 예상과는 반대로 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내려간 회사보다 올라간 회사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신용등급은 결국 기업 실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용등급 상향 기업이 더 많았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이라고 해석 가능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월 5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145개사(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의 3분기 영업이익은 49조9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31조8157억원 대비 56.9% 증가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49조8943억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145곳 중 절반 이상인(51.7%) 75곳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SRE 자문위원은 “분기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 자체가 굉장히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반도체 호황 영향이 크기는 하지만 몇 개 업종을 빼면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상태인 만큼 신용등급 하향이라는 이슈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봤던 ‘K자형’ 회복(경기 회복이 상방경로와 하방경로로 나뉘어 진행되는 것)에서 하방업종으로 언급됐던 유통·호텔·항공업종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신용등급 줄하향을 막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31회에서 41.7%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향후 1년 내 업종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항공업종은 32회에서는 정 반대로 향후 1년 내 개선이 기대되는 산업 1위에 등극했다. 득표율도 59.1%로 압도적이다.

실제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전년비 9.72% 늘어난 8조3456억이고, 영업이익은 전년비 657.03% 급증한 824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통업종 역시 32회 SRE 설문조사에서 11.7%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향후 1년 내 개선이 기대되는 산업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통업종의 업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소비 심리 회복이 필수적인데 최근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대면서비스업이 살아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9월 기준 소매 판매액은 전월과 비슷한 3.7%의 증가율을 보였고, 10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103.8)보다 3.0포인트 상승한 106.8을 기록했다.

가계부채·인플레이션 등 크레딧 잠재 리스크 여전해

물론 아직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크레딧 시장에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32회 SRE 설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 154명 중 가장 많은 비율인 39%가 크레딧 시장의 잠재 이벤트 요인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꼽았다.

지난 6월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약 1800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미국의 긴축 행보와 높아진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상황이 더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SRE 자문위원은 “가계부채는 늘어났고 부동산 시장은 과열되는 등 금융불균형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갈 때 중국 헝다 사태와 같은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금리가 오르고 다른 규제까지 겹쳐진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 역시 상승세를 멈추게 된다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는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20.1%)가 꼽혔다. 각국 중앙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공급망 병목 현상에서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막혀있던 소비가 경제 회복과 함께 급증하면서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SRE 자문위원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일시적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한국 크레딧 시장에서도 당분간 기업에 대해 평가 중의 하나로 병목 현상에 따라 위험한 섹터가 어디일지를 골라내는 것이 주요 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해외 대체투자 등 증권사발 리스크(11.7%), 주요 우량기업 기술진부 부적응 등에 따른 리스크(11.7%), 부동산 PF 익스포저 문제(10.4%), BBB급 기업의 유동성 리스크(6.5%)등도 크레딧 시장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신중히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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