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원은 “화물 용선(charter) 비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2014년 미국 서부항만 사태와 유사한 수준의 ‘화물 대란’이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서부해안항만노조(ILWU)와 태평양선주협회(PMA)가 고용 재계약을 앞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태업 사태에 해운사 출항 취소 등이 벌어진 바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향 여객기 공급량이 감소, 화물 공급이 함께 줄었는데 항공 화물 수요는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미와 유럽의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그런데 글로벌 화물 공급의 40~50%가 여객기를 활용한 벨리(belly)이기 때문에 중국 노선 화물 공급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진 셈이다. 이 연구원은 “물동량이 화물기에 몰리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며 “각 항공사들은 자발적으로 운항을 중단했고 4월 마지막주까지 여객기 운항이 불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공 화물 운임은 최소 2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반면 화물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에서 재료를 급히 수입해야 하는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체들이 납기를 최대한 맞추기 위해 항공편 이용을 늘리고 있다”며 “중국에서 천을 수입해 의류를 제조하는 동남아 국가들, 중국산 자동차 부품 긴급 공수 등이 사례”라고 말했다. 또 미국, 유럽 등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의약품 물동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선박들의 중국 항만 기항회수나 중국의 일일 수출입 물량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정상화됐다”며 “해상 활동을 지표로 본다면 중국 경제 활동은 회복세이고 제조업 가동률은 아직 60%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중국발 운임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항공화물 운임 상승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방어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2월 한국 전공항 기준 항공화물 물동량은 2월 전년동월보다 0.3% 감소해 1월(-2.9%)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며 “코로나19에도 한국 발착 물동량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수준임을 본다면 항공화물에 대한 여파는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들어선 각각 6.73%, 4.80%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