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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부동산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던 중대형 아파트가 돌아왔다. ‘똘똘한 한 채’ 인기에 편승해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의 가파른 가격 상승으로 중대형과의 차이가 좁혀진데다 여유있는 주거공간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 중소형보다 청약경쟁률 높아져
6일 주택시장에 따르면 지난 달 분양한 서초구 방배동 서초그랑자이는 중대형인 전용 100B㎡의 청약 경쟁률이 무려 711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100㎡A은 경쟁률 426대 1을 기록했고 119㎡역시 4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인 전용 74㎡A는 46.3대 1, 59㎡C는 32.3대 1의 경쟁률을 올려 대조를 이뤘다.
이달 초 분양한 동대문구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도 중대형 평형의 청약경쟁이 치열했다. 전용면적 102.92㎡의 경쟁률은 39대1을 기록했다. 10가지 타입으로 공급하는 전용 84㎡ 중 5개 타입의 경쟁률은 이보다 낮았다.
재건축 조합원 물량도 마찬가지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최근 조합원 분양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평형은 전용면적 109㎡로 전체 1349가구 모두 조합원 몫으로 돌아갔다. 전용 134㎡과 전용 95㎡ 역시 조합원분으로 모두 마감했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팀장은 “올해 초 북위례를 시작으로 서울의 중대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중대형 평형 공급물량이 적다보니 오히려 미래가치를 따져 역으로 공략하는 청약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은 2007년 공급 물량의 37%를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어 2015년부터는 7% 선에 머무르고 있다.
◇ 강남권 똘똘한 중대형 실거래가↑
분양시장뿐 아니라 기존 주택 매매시장에서도 중대형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관장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쌍용아파트는 지난 20일 전용 128.03㎡가 23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8월 최고가였던 23억3000만원을 찍고 9·13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지다 반등에 나선 것이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45.83㎡는 7월 초 29억5000만원에 거래돼 전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7월, 27억4000만원보다 2억1000만원 상승했다.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삼성 1차‘ 아파트 전용 113.5㎡도 지난 달 초에 신고가인 20억원에 거래됐다. 기존 최고가는 2017년 3월에 기록한 14억원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69㎡은 6월 초에 38억 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 36억5000만원에 거래된 기록을 경신했다.
박원갑 KB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아파트 공급 물량은 줄어든 상황에서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중대형 수요가 늘어났다”며 “수요과 공급의 불일치 현상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중대형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민 우리은행 주택기금부 부동산연구팀 연구원은 우리은행 포스트를 통해 “부동산 시장은 하락기와 상승기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하는 대표적인 순환시장”이라며 “5~7년간의 중대형 아파트 하락기가 끝나고 상승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