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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의 軍界一學]'롤러코스터' 해병대 70년…4성 장군 배출 軍 위상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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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19.03.31 09: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방 직후인 1948년 10월 전라남도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방경비대 소속의 좌익계 군인들이 친일파 처단과 조국통일 등을 내건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민족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기록된 이른바 ‘여수·순천사건’은 해병대 창설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습니다. 반란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륙양면작전을 할 수 있는 해병대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서울 수복 작전 주역, 해병대 창설 70주년

2019년 올해는 대한민국 해병대 창설 70주년입니다. 우리 해병대는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380명의 소수병력으로 창설됐습니다. 해병대가 창설된 지 불과 1년 뒤 6·25전쟁이 발발합니다. 해병대는 당시 진동리 지구 전투와 통영상륙작전 등에서 연전연승함으로써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특히 낙동강 전선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해병대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서울 탈환 작전의 주역이 됩니다. 해병대가 매년 9월 서울 수복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입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특수수색교육 중 장병들이 상륙용 고무보트(IBS)를 이용해 헤드캐링(Head Carrying)을 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해병대는 1965년 대한민국 역사상 첫 해외 파병 전투부대인 ‘청룡부대’를 창설해 월남전에 참전합니다. 또 새로운 전투여단인 제5여단을 새롭게 만들고 교육기지사령부와 상륙전기지사령부 등을 창설하며 전력을 확충해 나갑니다. 이에 따라 중장이었던 해병대사령관은 7대 사령관부터 대장 계급을 달았습니다. 1973년 해병대사령부 해체 이전 9대 사령관까지 계급이 대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해군에 편입된 해병대는 최고 지휘관 계급이 중장으로 내려왔습니다. 17대 사령관 시절인 1987년 해병대사령부 재창설 때도 사령관 계급은 중장으로 묶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1990년 해병대사령부는 육군의 군사령부나 해군 및 공군의 작전사령부와는 다르게 합동참모본부 ‘군령’(軍令) 계선상의 작전사령부이면서도 해병대 운영에 관한 제반 사항을 관장하는 ‘군정’(軍政) 사령부임을 인정받았습니다. 해병대사령관은 작전을 지휘·통제하는 명령권한 뿐만 아니라 군대의 편성과 조직을 관장하는 행정 권한까지 갖게 된 것입니다. 육·해·공군 참모총장은 군정권만을 갖고 각 군 작전사령관이 작전 지휘·통제 권한을 행사합니다. 해병대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한 결과인 것입니다.

연평도 포격전 계기, 해군서 실질적 독립

그러나 여전히 지휘관리 체계가 해군참모총장에 예속돼 있고 특히 예산과 전력 등에 관한 실질적인 지휘권이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전이 발발합니다. 이를 계기로 이듬해 해병대는 육·해·공군과 함께 명실상부한 국군의 한 조직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해병대사령관이 인사, 예산, 전력편성 등 독자적인 지휘권 행사를 법적으로 보장받게 된 것입니다.

당시 법을 개정하면서 해병대사령관의 임명 및 임기 등에 관한 사항도 추가했습니다. ‘직위에서 해임 또는 면직되거나 그 임기가 끝난 후 전역된다’는 조항입니다.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지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곧 해병대사령관의 임기 종료 후 전직의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해병대 및 해병대사령관의 실질적 위상과 권한은 사령부 해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갔지만, 사령관의 대장 진급 기회가 박탈된 것입니다. 지난 2017년 4월 13일 취임한 현 전진구 사령관도 2년 임기 규정에 따라 4월 11일 경 전역할 예정입니다.

해병대사령관의 진급·전직 필요성이 제기돼 국회는 지난 2017년 2월에도 이를 검토한 바 있습니다. 현행법상 각 군의 참모총장과 달리 해병대사령관은 진급하거나 다른 직위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찬반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이 해병대 6여단 부대 관측소에서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해병대사령관, 진급·전직 길 열려

해병대사령관의 진급 및 전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은 이렇습니다. 해병대사령관에게 해병대의 인사·운영에 대해 각 군 참모총장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진급 및 전직만 각 군 참모총장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인사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해병대사령관의 진급 및 전직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반면, 해병대사령관이 현행 계급(중장)을 유지하면서 전직할 경우 서열이 실질적으로 하락하게 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현직 해병대사령관보다 선임인 전임 해병대사령관이 합참 차장 등으로 재직하고 있을 경우 전·현직 해병대사령관 사이에서 군 내 지휘체계와 서열상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해병대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해 합참의장 또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으로 전직하거나 중장급 직위인 합참 차장 등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해군을 포함한 각 군의 정원과 조직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타 군 입장에선 반길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직과 임무에 따라 운영되는 군 조직의 특성상 단순히 전임 사령관이 하위 서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군의 지휘체계가 문란해지거나 임무수행에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 국방부와 각군 수뇌부가 당초 입장을 바꿔 해병대사령관의 진급·전직 관련 법률안에 동의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해병대사령관이 연합·합동 작전 등에서 전문성을 가졌다는 점도 부각됐습니다.

해병대사령관의 진급과 다른 직위로의 전직을 허용하는 군인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지난 28일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9부 능선을 넘은 셈입니다. 별 이변이 없으면 법사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롤러코스터’ 같은 길을 걸었던 해병대가 창설 70주년을 맞은 올해 비로소 옛 위상을 회복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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