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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희상 성균관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셀트리온(068270) 그룹의 바이오의약품 직거래와 현지법인 설립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셀트리온 그룹은 바이오의약품 직거래를 위한 유럽 시장 전진기지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익성을 악화하는 중간 과정을 최소화하고 바이오의약품 개발부터 유통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글로벌 바이오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한미약품(128940) 등 국내 내노라하는 제약사도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직접 판매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해외 제약사와 유통 계약을 맺거나, 완제품까지 개발하지 않고 중간에 빅파마로 기술수출해 계약금과 로열티를 받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자체 유통망을 확보해 기존 빅파마와 시장 경쟁을 펼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수익성 개선과 제품 판매 과정에서의 주도권 확보 등을 위해 자체 판매의 필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SK(034730)그룹 자회사 SK바이오팜도 뇌전증 신약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를 올해 11월 미국에서 시판 허가 받으면 국내 제약사 최초로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자체 판매에 나선다는 포부다.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 3분기 기준 유럽 시장 점유율 56%를 넘어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에서 나아가, 올해 유럽 허가를 예상하는 ‘램시마SC’부터 본격적인 직판 체제로 돌입할 계획이다.
◇헝가리 법인부터 19년…16개 법인·지사 설립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유통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지난달까지 유럽 지역에만 16개 법인·지사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사상 유럽에 가장 많은 해외 진출 기지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특히 ‘직판 시스템 구축’ 계획을 구체화한 지난해부터 유럽 현지 법인·지사 설립은 박차를 가해 한 해 동안에만 △네덜란드(2월) △핀란드(5월) △프랑스(7월) △스페인(7월) △크로아티아(7월) △이탈리아(8월) △영국(11월) △아일랜드(11월) △덴마크(11월) △오스트리아(12월) 등 10개를 세웠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독일·이탈리아·벨기에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이달 현재까지 유럽 총 14개국에 16개 법인·지사를 구축한 것이다.
서 회장은 늘상 참석하던 정기주주총회도 화상으로 대체할 정도로 지난해 유럽 전역을 오가며 현지화에 공을 들였고, 현지 법인·지사 등에 대한 인력충원과 시설 투자도 잇따랐다. 26일 셀트리온 자회사 셀트리온제약도 첫 직거래 전략 품목인 램시마SC 생산을 위해 충북 청주공장에 58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자체 판매망을 갖춘 완전한 바이오회사가 되면 은퇴하고 이후는 전문경영인에 맡기겠다”고 밝힌 서 회장의 마지막 숙원 작업이다.
◇“직거래는 장기적으로 당연한 결정”
첫 직거래 품목 램시마SC는 기존 정맥주사 형태로 병원을 찾아가 오랜 시간 투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던 램시마를 개량, 간단히 집에서도 혼자 접종할 수 있게 피하주사(SC)로 만든 제품이다. 직거래를 통해 유럽 지역에서 오리지널 시장의 절반 이상을 대체한 램시마와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태영 KB증권 선임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는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이기 때문에 파트너사에게 적정 마진을 확보해주면서까지 사업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며 “램시마SC의 직거래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당연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회사측은 자체 유통망과 직거래 시스템이 자리잡으면 해당 인프라를 활용해 다른 제약사의 의약품 판매도 도맡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