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늘며 ‘자충수펙’ 바람·자소서포비아는 심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구직자들은 학점이나 외국어는 물론 다양한 자격증, 봉사활동 및 이색 경험 등의 스펙을 많이 갖추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았다. 반면 최근에는 화려한 스펙이 일을 잘 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아니라는 경험이 축적되면서 ‘탈스펙’ 채용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어떤 스펙은 밝히지 않느니만 못해 오히려 서류 탈락이나 면접 시 집중 질문 공세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이른바 ‘자충수펙’이다. 최근에는 블라인드 채용의 확대로 구직자들도 스펙을 많이 갖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스펙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는 ‘스펙 다이어트’가 힘을 얻는 추세다.
그러나 이력서에 넣는 스펙이 줄며 오히려 자기소개서를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덩달아 자소서 작성을 두려워하는 ‘자소서포비아’도 심해졌다. 실제로 사람인에 따르면 구직자 400명 중 75.5%가 ‘자소서포비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직무관련 경험(71.8%·복수응답)을 꼽았다. 이어 회사 인재상과의 적합성(46.4%), 지원동기(42.2%),성격의 장단점(30.3%) 등이었다.
즉 자기소개서에는 직무관련 경험과 회사 인재상과의 적합성을 최우선으로 드러내되, 성장환경이나 성격의 장단점 등 일반론적 부분도 본인만의 스토리를 직무관련 경험 및 지원 회사의 인재상과 연결시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준비된 인재로서 문장의 운용에서 ‘학생티’를 벗는 것과 오탈자가 없어야 한다.
◇면접 결과 속단 경계해야…취업생의 불안한 심리 ‘면까몰’
면접은 일반적으로 서류, 인적성 검사 뒤에 최후로 남는 전형으로, 통과 시 최종합격의 고지가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지원할 기업의 임직원과 직접 대면하기 때문에 구직자들을 크게 긴장시키기도 한다. 혹시나 말 한마디를 잘못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걱정이나, 답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등의 아쉬움이 남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결과를 보면 망쳤다고 생각한 면접을 통과하기도 하고, 잘 봤다고 생각한 면접에서는 떨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면까몰’은 바로 면접 결과에 대한 속단을 경계하는 신조어다. ‘면접은 까볼 때까지 모른다’의 줄임말이다.
그러나 ‘면까몰’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법이 있단다. 사람인이 기업 584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면접 당락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인 1위는 ‘직무 적합 여부’(48.4%)로 무려 절반에 달했다. 면접에서 합격이 결정되는 지원자 유형도 지원 직무에 대한 열정이 있는 지원자(48.1%·복수응답)라고 꼽았다. 이어 직무역량과 지식이 뛰어난 지원자(37.5%)로 나타나 면접에서 직무역량을 강조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 면접은 본인이 어떤 역량을 갖췄고, 기업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어필하는 자리로, 직무역량을 드러냄과 함께 밝고 예의 바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좋다.
◇어렵게 취업해도 조기 퇴사하는 직장인 늘어
어렵게 취업해도 상상했던 직장생활과 많이 다르거나,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조기 퇴사하는 신입 직장인들도 많아졌다. 이들을 표현하는 신조어 중 대표적인 것이 ‘취반생’과 ‘돌취생’이다.
‘취반생’은 ‘취업 반수생’이라는 뜻이다. 마음에 드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회사를 직장에 다니며 이직을 준비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을 말한다. ‘돌아온 취업 준비생’의 줄임말인 ‘돌취생’은 취직을 했음에도 더 나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곧 회사를 그만둔 이들을 뜻한다. 두 신조어 모두 미스매칭이 심각한 최근 취업시장의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취반생이나 돌취생이 되지 않으려면 연봉이나 회사 네임밸류 등 외적인 조건만 보지 말고 본인의 적성, 지향점과 맞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사람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