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강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무역협회에 입사한 이건영(25)씨는 학교가 시행하는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서강진로취업 마리텔’(서강마리텔)를 이용하면서 대면상담을 하지 않고도 취업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개인적인 궁금점도 해소할 수 있지만 다른 취업준비생들이 오픈채팅방에 올리는 글을 보면서 자각하지 못했던 궁금증이나 문제점도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서강마리텔은 일종의 집단지성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서강마리텔은 인터넷 개인방송 형식을 빌려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다. 서강대 취업지원담당자들이 일종의 BJ역할을 한다.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오픈채팅방에서 취업준비생들이 궁금한 점이나 고민을 올리면 이에 대한 답을 하는 방식이다.
유희석 서강대 취업지원팀장은 “기존에는 학생들을 모아 집단상담을 실시했다”며 “모든 사람이 원하는 시간대에 오프라인 행사를 하기 어렵고 취업준비생들의 진로준비 편차가 크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집단상담에 참여하는 학생수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탄생한 프로그램이 서강마리텔”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서강마리텔은 익명성을 보장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취업상담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매월 1~2회씩 진행하고 있으며 생방송의 경우 평균 50명 이상이 동시접속해 방송에 참여하고 있다. 다시보기는 평균 500명 이상이 시청한다.
서강마리텔은 쌍방향 소통방송인 ‘진로취업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와 ‘면접특강 강의’, 저학년의 진로 고민에 도움을 주는 ‘서강진로마니텔’ 등 크게 세가지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유 팀장은 “서강마리텔에 대한 호응이 높아져 내달부터는 월 3회로 방송횟수를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는 천편일률적인 취업지원이 아닌 젊은 세대에 맞는 맞춤형 취업지원을 통해 최근 3년(2015~2017년)간 취업률이 평균 71.1%로 4년제 대학 평균취업률(64.4%)를 상회했다.
특히 학교가 진행하는 취업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의 평균취업률(2016년 기준)은 83.6%로 서강대 전체취업률(73.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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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은 두 가지 이상의 전공을 연계해 제공하는 새로운 전공으로 기업가정신에 대한 이론을 배우는 전공기초(9학점)부터 실습과 실전을 경험할 수 있는 전공심화과정(9학점)까지 42학점제로 운영중이다. 36학점을 이수하면 기술융합학사 학위도 수여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특히 실전스타트업 과목은 ‘직접 경험하면서 배어나가자’라는 모토로 4~5명이 팀을 이뤄 창업의 모든 과정을 학습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팀별 창업아이템은 교수진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멘토의 지도 아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시제품 제작까지 진행한다.
스타트업 연계전공 개설 이후 40여개에 이르는 학생창업팀을 배출했다.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환자네트워크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는 휴먼스케이프의 장민후 대표도 서강대의 스타트업 연계전공을 거쳤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세모가네모’팀은 특성화고 출신 팀원들이 겪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후 발명과 창업도전을 통한 사례집을 출간하고 해당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에서 진로탐색반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유 팀장은 “서강대는 다수를 대상으로 정보전달 중심의 특강형태보다는 개인별 맞춤형 상담 및 컨설팅 형태로 취업준비생을 돕고 있다”며 “특히 외부전문기관의 용역을 활용하거나 전문강사에게 의뢰하는 다른 대학과 달리 직업학이나 교육공학을 전공한 석·박사급 인력과 대기업 인사담당 경력자를 내부 전문가로 배치해 학생과 서강대 학풍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