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면세점 첫해 성적은 낙제점 수준
22일 이데일리가 관세청에서 단독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면세시장 규모(12조 2757억원)는 2015년(9조 1984억원)보다 33.5% 성장했지만 신규 면세사업자들의 첫해 성적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관세청은 2015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곳의 신규 면세사업자를 선정(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001740) 워커힐면세점 탈락)했고 HDC신라(신라아이파크면세점)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갤러리아면세점63)가 그해 연말, 하나투어(039130)(SM면세점)가 2016년 2월, 두산(000150)(두타면세점)과 신세계(004170)DF(신세계면세점 명동점)가 5월에 각각 사업장의 문을 열었다.
5곳의 신규 시내면세점의 첫해 매출 성적은 HDC신라(3971억원), 신세계DF(3489억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237억원), 두산(1110억원), SM면세점(56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이 관세청 면세특허 심사 때 밝힌 첫해 목표치(1조원, 1조 5000억원, 6000억원, 5000억원, 3500억원)에 턱없이 모자란 숫자다.
신규 사업자들은 외형적인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친 것에 더해 수백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HDC신라(-167억원), 신세계DF(-372억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305억원), SM면세점(-208억원)이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두산도 수백억원대 손실을 올렸다.
◇롯데·신라, 지배력 강화…신세계, 양강 위협
반면 업계 양강인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고 신세계는 신규 시내면세점인 명동점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서울·부산·인천국제공항 등 주요 지역에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빅2를 위협하는 신흥 주자로 떠올랐다.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는 지난해 각각 5조 9728억원, 3조 4053억원 매출을 올려 2015년(4조 7390억원, 2조 5898억원)보다 26.0%, 31.5% 성장했다. 두 기업의 매출 합계는 9조 3781억원으로 전년(7조 3288억원)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신규 시내면세점들이 들어서며 경쟁이 치열해져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을 깨고 양강 체제를 강화한 것이다. 신세계는 명동점(3489억원), 부산점(3362억원), 인천국제공항점(2001억원) 등 총 9608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일부 신규 사업자의 적자가 누적돼 자본금이 잠식되면서 면세특허를 자진 반납한다는 소문이 들리는 반면 기존의 롯데 소공점과 신라 장충점은 오히려 1년간 9000억원, 4000억원가량 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했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 절반이 ‘화장품’
한편, 지난해 국내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화장품으로 무려 6조 2869억원어치가 팔렸다. 전체 면세시장 규모의 51.2%에 달하는 규모다. 아모레퍼시픽(090430) ‘설화수’, LG생활건강(051900) ‘후’는 중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으며 글로벌 전체시장에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한국 화장품(K 뷰티) 대표 브랜드다. 화장품에 이어 가방류(14.0%), 시계(7.6%), 담배(4.9%), 귀금속(4.7%), 향수(2.7%), 주류(2.6%), 인삼·홍삼류(2.5%), 의류(2.3%), 안경·선글라스류(2.2%) 순으로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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