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1차 변론기일 시작으로 탄핵심판 본격화
다만 첫 변론기일에 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재판은 싱겁게 끝날 공산이 크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도 첫 재판에 나오지 않아서 약 15분 만에 끝났다. 헌재는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등 8개 기관에 박 대통령 측의 사실조회 신청서를 보내고 오는 13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법조계에서는 오는 5일 2차 변론기일부터 탄핵심판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탄핵사건의 신속한 심리를 위해 증인 출석 여부가 주요 변수다. 이재만·안봉근·윤전추·이영선 등 4인의 법정 출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하나하나가 핵심인물이라서 이들이 출석을 거부하면 심리일정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
헌법재판소는 2일 국회 측에서 이재만·안봉근·윤전추·이영선 4인에 대한 증인신청서를 접수하고서 이들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이재만·안봉근 증인 2명은 5일 오후 2시부터, 나머지 2명은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신문이 예정돼 있다.
아직 이들이 당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연 청문회에도 모두 출석을 거부했다.
특히 5일 재판은 이들에 대한 증인신문만으로 짜여 있어서 불출석하면 재판이 공전할 우려가 있다. 국회와 박 대통령 양측이 사실관계를 두고 다투는 사실상 첫 무대인 1차 증인신문부터 맥 빠지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들 개개인은 사건의 핵심 인물이라서 안 나오면 다시 날을 잡아서라도 증언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50)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50)은 정호성(48) 전 부속실비서관과 더불어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은 최순실씨와 밀접한 업무 연관성을 보인 인물로 분류된다.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부실대응부터 최씨의 사익추구 행위부터 등까지 탄핵사유를 판단하는 데에 이들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국회는 보고 있다.
◇증인 출석 朴대통령 의지에 달려
일각에서는 증인 출석 여부는 박 대통령 몫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이재만·안봉근 증인은 박 대통령 곁을 떠났지만, 여전히 의중을 반영해 움직일 여지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영선·윤전추 증인의 출석은 소속 기관인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증인 4인 모두가 출석하는 것이 “헌재의 신속한 판단을 원한다”는 박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들어맞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증인 출석을 보장하는 강제 절차는 마련돼 있다. 헌재는 불출석 증인에 대한 구인(拘引) 영장을 발부해서 법정에 출석시킬 수 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당시에도 불출석 증인에 대해 당일 구인 절차가 진행되면서 재판이 휴정한 적 있다. 증인 출석을 거부하면 1년 이하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앞서 구속기소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 전 비서관 등 3인은 신병이 묶여 있여 출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인에 대한 증인신문은 오는 10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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