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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진출한 2000년대 초반 당시 속칭 ‘된장녀’(허영심 강한 여성을 의미하는 표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타벅스가 진출 17년 만에 ‘된장녀의 커피’라는 딱지를 떼고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을 이끄는 대표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14일에는 마침내 1000호점의 문을 열며 대표 커피 전문점으로 거듭났다. 소비자들과 호흡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끊임없이 변신하고 브랜드 강화에 집중한 결과다.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1000번째 매장을 오픈한다. 스타벅스가 1999년 이대에 1호 매장을 오픈하며 한국에 진출한지 17년 만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벅스가 1000개 매장을 오픈한 건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에 이어 5번째다. 다른 진출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와 진출 당시 한국에 커피 전문점 문화가 전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1000호점 오픈은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최근 3년 간 400여개의 점포를 공격적으로 출점하며 매장 확대에 집중했다. 트렌드에 맞춘 개성있는 컨셉트의 매장도 선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의 공격적인 매장 확대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영세상인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 이유 있는 매장 확장
커피 전문점 업계에서 1000개 매장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1000개 넘는 매장을 가지고 있는 커피 전문점은 현재 이디야와 스타벅스가 유일하다. 카페베네는 2013년 매장이 1000개를 돌파했지만, 이후 경영난을 겪으면서 850개로 매장 수가 줄었다.
스타벅스가 공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선 이유는 그만큼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포화 상태인 커피 시장에서 자신만의 브랜드와 경쟁력을 앞세워 꾸준히 성장해왔다.
스타벅스 매출은 2010년 2421억원에서 2015년 7739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국내 커피 전문점 최초로 연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늘었다. 2016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인 471억원을 넘었다.
이같은 성과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강화 전략과 개성있는 컨셉트의 매장 덕분이다. 스타벅스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는 동안 브랜드 강화에도 힘써왔다. 플래너와 텀블러, 머그잔 등 다양한 MD를 통해 브랜드를 강화했다. 스타벅스 플래너 증정 이벤트는 중고거래 될 만큼 인기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 매장에서 선보인 스마트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도 스타벅스 팬덤 형성에 한 몫했다. 사이렌 오더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주문 시스템으로 음료 주문부터 예약, 선물하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전 세계 주요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개성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도 스타벅스의 강점이다. 스타벅스는 2014년 대형 커피 전문 업계에서 처음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오픈했다. 푸드 특화 매장인 시청플러스점에서는 이탈리아 파스타 요리 라자냐까지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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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매장 확대에 나서면서 이른바 ‘스세권’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역세권의 합성어로 스타벅스가 몰려있는 곳은 역세권 만큼이나 주변 상권이 살아난다는 것.
그러나 ‘스세권’을 바라보는 주변의 눈길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상권이 살아나면서 임대료가 높아지니 좋다. 그러나 정작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영세상인들은 부담이다. 특히, 포화 상태에 빠진 커피 시장에 속해 있는 영세 커피 전문점들은 더욱 그렇다.
최근에는 스타벅스 출점 전략과 맞물려 지방 상권마저 임대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스타벅스는 서울·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8월 스타벅스 서울 외 지역 점포수 비중은 60%를 돌파했다. 국내 진출 이후 처음이다. 출점 지역도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외 세종, 강원, 충남, 제주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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