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또다시 비판했다.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재앙’이라며 재협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는 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州)의 애쉬번 유세에서 “힐러리는 (국무장관 재직시절이던) 지난 2011년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한미FTA)을 강행 처리했다“면서 ”우리한테 그 협정은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일 오하이오주(州) 콜럼버스 유세에서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은 한마디로 (미국의 일자리) 킬러”라고 주장했다. 한미FTA 같은 무역협정으로 미국의 일자리가 더 줄어들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한국으로부터) 수천대의 TV를 사는데 (미국에서는 지금) 누구도 TV를 만들지 않는다”면서 “너무 오래되긴 했지만 우리도 실베니아 제품을 갖고 있었고, 제너럴일렉트릭(GE) 제품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TV를 만들지 않고, 다른 많은 것도 생산하지 않는다”면서 “많은 공장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요양원이 들어섰는데, 물론 그것도 좋고 필요하지만 우리에겐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회원국들과의 교역에서 미국의 적자가 큰데, 이들은 바로 그 TPP에 참여해 발효시킬 국가들”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고 힐러리가 원하는 것이다. 심지어 힐러리는 과거에 TPP를 ‘골드 스탠더드’(Gold Standard)라고까지 불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대선의 승부처로 떠오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 표심을 겨냥한 것이지만, 한미FTA를 반복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간의 통상 마찰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는 지난달 21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도 한미FTA를 비판하면서 “나는 우리 노동자를 해치거나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해치는 어떤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