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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혁명인가 허상인가]②한계는 없다..병원에서 화성까지

김혜미 기자I 2016.03.08 06:00:00

VR, 엔터테인먼트 외에 건강·의료 및 군사 등에도 활용
후각·미각·촉각 재현 기술 개발..기기없앤 VR 체험도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현대자동차(005380)는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콘텐츠를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WRC(World Rally Championship) 4D 시뮬레이터를 통해 i20 월드랠리카 드라이버를 체험하도록 한 것. 현대차 관계자는 “사람들이 늘 10명씩은 꾸준히 줄서서 대기할 만큼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VR이 상업화 초기 단계라고는 하지만 이미 많은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 활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장 먼저 구독자들에게 구글 카드보드 뷰어를 배포하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은 레이싱 경기 시뮬레이션을 마련하고 스포츠 업계에서는 가상으로 연습할 수 있는 VR 콘텐츠 등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VR, 활용도는 무한대..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임상실험·학문 연구도

프랑스 앙제대학 병원은 지난 2월 26일 세계 최초로 VR기기를 이용한 부분마취 뇌종양 수술을 실시했다. AFPBB News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유튜브 ‘NASA 제트 추진 연구소’ 채널에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나미브 언덕(Namib Dune) 영상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 공개했다. 누구나 VR뷰어만 있다면 화성의 모래언덕을 직접 탐험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 CNN이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토론을 VR로 생중계한다거나 골프 등 스포츠 레슨을 VR로 실시하는 것 등은 이미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VR로 이용할 수 있는 영역은 인간적 흥미를 위한 엔터테인먼트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찌감치 VR을 이용해 온 군사 영역에서는 가상으로 전투나 군사 훈련을 실시하고, 캠프 생활을 체험하는 데 이를 활용한다. 전투기 조종이나 군함에서의 훈련은 물론이다.

건강·의료 분야는 VR을 활발히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거나 진단을 내리고, 로봇을 이용한 수술 등을 VR로 미리 연습해볼 수 있다. 약물 투여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는가 하면 장애인들을 위한 여러가지 시도도 해볼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종류의 공포증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에 있어서는 이미 VR이 유용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밖에 패션 분야에서는 가상의 패션쇼 무대를 시험해보거나 의상 디자인을 도와줄 가상의 아바타도 가능하다. 기업에서도 신입사원 교육이나 신제품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천문학 연구 등 학문적으로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오큘러스의 부상..오감 만족·기기 없는 VR 기술 등도 개발

포드 인체공학변화분석연구소에서 지난해 7월 한 여성이 모션 캡처 수트를 입고 시연하고 있다. AFPBB News 제공.
VR은 지난 1930년 첫 기계 비행 시뮬레이터가 허가를 획득함으로써 역사가 시작됐다. 1940년대 들어 미군은 2차 세계대전에 대응하기 위한 뷰마스터를 사용했고, 1968년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첫 VR 헤드셋을 제작했다. 1996년 닌텐도의 3D 비디오 게임 콘솔인 버추얼 보이가 등장했으나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생산이 중단됐다. 그리고 지난 2014년 페이스북이 VR기업인 오큘러스를 20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계기로 VR산업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최근 가장 관심받고 있는 기업으로는 VR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 ‘매직리프(Magic Leap)’가 손꼽힌다. 매직리프는 작은 프로젝터가 달린 기기를 이용해 이미지를 눈에 투사시키는 방식으로 가상의 3D 이미지를 실제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며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긍정적인 평가 속에 지난달 이 업체는 구글에 이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 등에서 7억9350만달러(한화 958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VR은 앞으로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 미각, 촉각까지도 만족시켜주는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해 공간의 소리에 특화돼 있는 쓰라이브 오디오(Thrive Audio)를 인수, VR 개발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필리얼(Feelreal)이라는 기업은 여러가지 냄새를 나게 하는 마스크를 개발했으며 싱가포르의 한 연구진은 혀의 미각을 자극하는 전극을 개발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후각과 미각, 촉각까지 실제처럼 구현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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