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빰치는 정숙함..SUV, 나 혼자 잘나가

김형욱 기자I 2016.02.11 06:00:00

1월 車판매 부진 속 쏘렌토 승용 최다판매 모델 등극
쉐보레 캡티바·렉서스 RX 등 신모델도 대거 출격 대기
기존 장점인 공간 활용성에 세단급 주행 성능도 갖춰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SUV 열풍이 신차도 파격 할인도 이겼다.’

SUV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기아자동차(000270) 쏘렌토, 쌍용자동차(003620) 티볼리 같은 각사 주요 SUV는 올 초 불경기 속에서 오히려 더욱 두각을 나타내며 이를 증명했다. 더욱이 설 연휴가 끝나는 이달 중순부터 주요 신모델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SUV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2011년 15.6%이던 세계 SUV 판매 비중이 지난해 22.9%까지 높아졌고 올해 다시 23.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자동차 쏘렌토
쌍용자동차 티볼리
◇연초 불경기 속 ‘나 홀로 씽씽’

기아차 중형 SUV 쏘렌토는 올 1월 7567대 판매됐다. 내수 승용차 중 최다 판매다. 아반떼·쏘나타 같은 대중 세단의 전유물이던 ‘베스트셀링 카’에 오른 것이다.

현대차(005380) 싼타페(5074대)와 투싼(4479대), 기아차 카니발(5820대)과 스포티지(4754대)도 비슷한 가격대의 세단을 제치고 판매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월 1만대 이상 판매됐던 아반떼·쏘나타 같은 인기 세단 판매는 부진했다. 1월 판매는 6000여대에 그쳤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계절적 비수기 여파로 판매가 전월의 3분의 2로 급감한 가운데 SUV만 유독 선전한 것이다. 같은 기간 쌍용차도 티볼리(3222대)와 코란도스포츠(1849대) 등 SUV·RV 모델 판매 선방에 힘입어 전년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다. 1월 불황 속 기아차와 쌍용차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도 전체 판매모델 중 SUV 비중이 높았던 덕분이다.

수입차도 마찬가지였다. 1월 판매가 전년보다 18.5% 줄어든 가운데 SUV 라인업이 유독 돋보였다.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와 메르세데스-벤츠 GLC 220d 4매틱이 나란히 631대 619대 판매되며 1월 수입차 최다판매 모델 1~2위에 올랐다. 포드 익스플로러도 411대 판매되며 전체 수입차 중 5위, 가솔린 모델에선 1위에 올랐다.

폭스바겐 티구안
현대자동차 싼타페
◇설 끝나자마자.. 신모델 ‘봇물’

SUV의 상승세는 설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각사 주력 SUV 신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오는 16일에는 기아차가 대형 SUV 모하비를 출시한다. 모하비는 절대적인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탄탄한 마니아층으로 꾸준히 판매되는 모델이다. 지난 연말 유로6 도입으로 단종됐으나 이번에 부분변경 후 돌아온다.

하루 뒤에는 한국도요타가 렉서스의 중형 SUV RX시리즈 신모델을 출시한다.

내달 3월엔 한국GM이 중형 SUV 쉐보레 캡티바 신모델을 내놓는다. 캡티바는 그동안 모델 노후화와 경쟁 신모델 출시로 부진했었다. 같은 달 쌍용차 티볼리의 파생모델 ‘티볼리 롱바디’와 국내 최초 SUV 하이브리드 모델 기아차 ‘니로’도 나온다. 르노삼성 역시 올 하반기 동급 SUV QM5 완전변경 신모델을 출시한다. 국산 중소형 SUV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수입차 중에선 스웨덴 볼보차가 3월 7인승 SUV XC90 신모델을 선보인다. FCA코리아는 상반기 중 지프 레니게이드의 파생모델 ‘트레일호크’와 피아트의 소형 SUV 500X를 내놓을 계획이다. PSA도 연내 시트로엥의 소형 SUV C4 칵투스 출시로 맞불을 놓는다.

BMW도 X1 완전변경 신모델과 X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상반기 중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벤츠도 올 연말 최고급 대형 SUV GLS를 출시한다. 재규어의 첫 SUV ‘F-페이스’와 혼다의 첫 소형 SUV ‘HR-V’도 연내 국내 데뷔한다.

렉서스 신형 RX450h
BMW 신형 X1
◇인기비결은 세단급 주행 성능

많은 전문가는 SUV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단급 주행 성능에다 넓은 시야로 운전이 더욱 편해졌기 때문이다.

SUV·RV는 원래 강한 힘과 넓은 공간이 세단보다 강점으로 꼽혔으나 승차감과 성능 면에서 뒤쳐져 왔다. 그러나 자동차 개발 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 격차가 점점 줄더니 최근 신차는 그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수년 전 카이엔·마칸 같은 SUV형 스포츠카를 내놓음으로써 이를 증명했다.

포르쉐가 SUV 개발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포르쉐 마니아층이 ‘변절’이라며 비판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들 모델은 현재 포르쉐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SUV를 개발하지 않던 최고급 세단·스포츠카 브랜드가 SUV를 개발하는 것도 SUV 형태로도 충분히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기술적 자신감 때문이다. 영국의 최고급 세단 브랜드 벤틀리의 ‘벤테이가’나 롤스로이스 ‘컬리넌’, 이탈리아 마세라티의 ‘르반떼’,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UV 신모델은 동급 세단만큼 스포티한 디자인과 성능을 갖추고 있다”며 “소비자의 SUV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제조사도 그에 발맞춰 다양한 SUV 신모델을 내놓는 만큼 당분간 SUV 전성시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벤틀리 벤테이가
기아자동차 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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