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상반기 어려운 환율 여건과 신흥시장의 경기침체로 부진한 수출 성적을 보였던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하반기 신차 앞세워 수출 회복에 나선다. 다행스럽게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환율 시장도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7%대(중국 승용차연석회의 6월 기준)의 점유율로 떨어진 중국 시장의 회복을 위해 신차 출시 계획을 조정했다.
현대차는 우선 신형 투싼 투입을 9월로 앞당겼다. 투싼 투입과 함께 미스트라·ix25 등 인기가 많은 현지전략 모델의 생산비중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저가 공세를 벌이고 있는 중국 토종업체와의 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도 늘리고 광고·마케팅 비용도 증액한다.
기아차는 이미 출시된 K4, KX3와 출시를 앞둔 신형 K5와 스포티지에 판매역량을 집중해 신차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가격경쟁력을 위해 인센티브와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2017년 이후 쏘렌토급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신차 3종을 투입해 SUV 라인업을 4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 등 신차 출시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는 이달과 내달 미국과 유럽에 신형 투싼을 투입하고, 인도에서도 소형 SUV 크레타를 이달 중으로 앞당겨 출시한다. 기아차는 K5를 미국에 4분기 중 출시하며, 신형 스포티지도 3,4분기에 유럽에 선보인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중국 시장은 현지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판매 목표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며 “다른 지역에서 신차를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내놓으면서 글로벌 전체 판매 목표 달성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침체됐던 한국GM도 유럽 시장을 겨냥한 경차 ‘오펠 칼’로 수출 회복을 꾀한다. 오펠 칼은 지난달 중순 독일 판매를 시작으로 이달 유럽 전역으로의 판매를 시작했다.
오펠은 GM 산하 유럽 자동차 브랜드로 이중 칼은 이달 국내 출시한 경차 쉐보레 스파크와 함께 개발한 유럽형 쌍둥이 모델이다. 한국GM 주도로 개발해 국내 부평 공장에서 생산해 전 세계에 판매된다.
칼은 올 1~4월 이미 6000여대가 수출 선척된 데 이어 5월 5000여 대가 수출길에 올랐다.
한국GM 관계자는 “오펠 측이 아직 정확한 판매대수와 계약 물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초기 반응이 좋다”며 “유럽 자동차 시장도 회복세인 만큼 월 최대 8000대 이상을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도 티볼리 수출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쌍용차는 주력시장인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중단으로 어려움을 적자가 지속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는 “하반기에는 티볼리 디젤 모델과 사륜구동(네바퀴굴림) 모델로 유럽시장을 공략해 수익성을 점차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하반기에도 북미시장에 수출하는 닛산 로그 생산으로 수출 전망이 밝다. 르노삼성은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3.9% 늘어 홀로 호황을 누렸다. 로그는 상반기 총 5만5962대가 수출됐다. 올해 수출 물량이 기존 8만대에서 11만대로 확대되면서 하반기 수출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