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1. 18일, 온라인 여기저기서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IKEA) 때문에 시끄러웠다. 자사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국내 소비자의 분노를 샀던 것. 이케아는 이튿날 서울역에서 홍보 부스를 오픈할 예정이었는데 논란이 커지자 코레일이 국민 여론을 고려, 행사 승인을 취소해 버렸다.
2. 내년 4월 결혼식을 앞둔 김현지(31) 씨는 요새 창틀을 보러 다닌다. 신접살림을 차릴 예비신랑의 집이 지은 지 20년이 된 빌라라 창틀이 오래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욕실 타일과 방문도 할 수만 있다면 마음에 들게 싹 바꾸고 싶다. 가구를 보러 다음달 문을 연다는 이케아 광명 매장에도 당연히 들를 생각이다.
이케아의 한국진출은 우리나라가 또 다른 선진국형 시장의 ‘표적’이 됐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준다. 이웃 일본에 이케아가 진출한 2002년은 일본이 실질적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를 넘긴 시점이었다. 한국은 올해 2만8730달러로 2년 뒤면 3만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주거생활에 쓰는 비용은 증가한다. ‘가구는 이미 만들어진 것’, ‘집은 이미 꾸며진 것’이라는 한국인의 오랜 개념이 어느새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국내 건자재 관련주의 가파른 주가 상승 곡선은 이러한 생활 태도의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연초(1월2일)대비 18일 한샘(009240)의 주가는 무려 138.8%나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079430)도 139.5% 상승했다. 이 회사들은 집을 내 마음대로 바꾸고자 하는 ‘홈 퍼니싱(Home Furnishing)’ 고객의 수요를 포착해 고공 행진 중이다.
제아무리 이케아가 세다고 해도 이들 건자재주의 고공 행진이 꺾이지는 않을 듯하다. 2002년 일본 시장에 진입한 이케아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06년 시공·배송 서비스를 새로 들고 재진출, 3위권 업체로 성장했다.
반면 일본 대표 가구사 니토리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했다. 홈 퍼니싱 시장의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는 와중에 자국 업체들도 동시에 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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