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사흘째 상승..그리스 낙관론 `꿈틀`(종합)

이정훈 기자I 2011.09.15 05:47:58

3대지수 1%대 올라..獨·佛·그리스 전화회동 `호재`
산업재·소재주 강세..GE 야후 등 선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흘 연속으로 상승했다. 프랑스 대형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과 미국 소매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에 대한 낙관론이 매수심리를 살렸다.

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40.88포인트, 1.27% 상승한 1만1246.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15.81포인트, 1.35% 상승한 1188.68을, 나스닥지수는 40.40포인트, 1.60% 뛴 2572.55를 각각 기록했다.

개장전부터 무디스가 소시에떼 제네랄(SG)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2에서 Aa3로, 크레디트 아그리꼴(CA)은 Aa1에서 Aa2로 각각 한 단계씩 낮췄다는 소식이 부담을 줬다.

확인되지 않은 유럽은행 2곳이 ECB로부터 달러화 자금을 긴급 수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로존 은행들의 달러 유동성 고갈 우려도 커졌다.

더구나 미국의 8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이같은 악재들로 인해 소폭 하락한 뒤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했던 증시는 그리스와 독일, 프랑스 정상들간의 전화 회동 소식이 전해지고 이 자리에서 디폴트를 막겠다는 의지가 표명되면서 상승쪽으로 물꼬를 틀었다.

이날 그리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와 컨퍼런스 콜을 가졌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서를 내고 "그리스가 국제사회가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요구했던 재정적자 감축목표를 충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긴축 이행에 따른 재정여건 개선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그리스는 앞으로도 유로존에서 이탈하지 않고 계속 남아있을 것으로 확신했다"고도 했다.

결국 3대 지수 모두 1%대의 상승률로 장을 마감했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지수도 35선 아래로 내려갔다.

업종별로는 산업재와 소재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 버크셔 해서웨이로부터 자사주를 바이백하기로 했다는 호재를 등에 업고 2.47% 상승했고 버크셔도 0.91% 올랐다. 델은 50억달러 어치 추가 자사주 매입 발표로 3.34% 급등했고 야후도 이날 이사회 개최를 앞두고 2.07% 상승했다.

펩시콜라는 경영진 교체 발표 이후 1.72% 상승했다. 에이비스버젯은 렌터카 업체인 달러 쓰리프티 인수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6.3% 급등했고 달러 쓰리프티는 0.53% 올랐다. 라이벌 허츠글로벌은 13.47% 올랐다.

◇ 獨·佛 "그리스 긴축이행 확답..유로존 이탈없다"

이날 그리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와 컨퍼런스 콜을 가졌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서를 내고 "그리스가 국제사회가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요구했던 재정적자 감축목표를 충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성명서에서 양국 정상들은 "그리스와 3개국 정상들이 지난 7월21일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유로존 국가들이 합의한 내용을 완전하게 이행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며 "그리스가 최근 내각에서 채택된 결정과 추가적인 발표 조치들을 이행할 경우 올해와 내년 재정목표 달성은 물론이고 이후 재정흑자 전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는 그리스 경제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물론 공공부채 부담을 덜고 향후 경제성장 전망도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그리스는 앞으로도 유로존에서 이탈하지 않고 계속 남아있을 것으로 확신했다"고도 했다. 최근 나온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루머에 대해서도 3개국 정상들은 그리스가 유로존 내에서 필수적인 구성원이라는 점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 `족집게 비관론자` 휘트니 "엄청난 투자기회 왔다"

`월가의 족집게`로 통하는 비관론자인 메르디스 휘트니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투자기회가 왔다"며 향후 자산가격 상승을 점쳐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휘트니 메르디스휘트니 어드바이저리그룹 설립자 겸 회장은 CNBC가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석, "주택시장과 인플레이션, 재정위기 우려가 경제 회복을 가로막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산가격이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음을 강조했다.

휘트니 회장은 "훌륭한 기업들이 끔찍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취약한 기업들이 과도하게 고평가되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3년반만에 처음으로 펀더멘털에 따라 투자해 돈을 벌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내 이머징마켓`에서 투자 기회를 노리라고 권고했다. 주택경기 부진으로부터 충격을 받지 않는 지역이나 주로 농업이 발달한 지역이 유망하고 재정균형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주의 인프라스트럭쳐 자산에 투자할 것도 추천했다. 대신 부동산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 캘리포이나와 플로리다 등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럽은행들 `달러 가뭄`..ECB서 잇딴 차입

무디스가 프랑스 대형은행 2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유럽 은행들의 유동성 고갈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긴급 달러 차입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확인되지 않은 유럽은행 2곳이 ECB로부터 달러화 자금을 긴급 수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조달원이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ECB가 실시한 7일짜리 달러 입찰을 통해 이들 은행이 차입한 달러자금은 총 5억7500만달러 수준이다.

이같은 유로존 은행들의 달러 차입은 지난달에 이어 벌써 두 번째로, 지난달 17일에도 ECB는 은행 1곳에 대해 총 5억달러 어치를 차입했었다. 8월전까지는 6개월간 단 한 차례로 달러 차입이 없었다.

이는 그 만큼 이 지역 은행들의 달러화 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날 무디스가 프랑스 대형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자 달러 빌리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 美 소매판매 예상밖 부진

미 소매판매가 8월에 예상외의 부진을 보였다. 경제가 정체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고, 일자리증가도 부진하자 소비자들이 쇼핑을 줄인 탓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8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변동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예상보다 약한 0.3% 증가에 그쳤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월가 전문가들은 8월 소매판매가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구매는 0.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7월에는 0.2% 상승했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구매는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인 0.2%보다 부진한 것.

JP모간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갖가지 경제적 역풍에 매우 조심스러워졌다""면서 "성장세가 8월에 거의 정체 상태에 가까워진 만큼 정책 결정자들은 성장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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