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백제의 한성 도읍 시기(5세기) 무렵, 지방에 거점을 마련한 호족이나 그곳에 파견된 중앙관리 등 지역 수장층이 집단으로 거주한 취락 유적이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 남면 나성리 일원에서 확인됐다.
매장문화 전문조사기관인 한국고고환경연구소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의뢰한 ‘행복도시 중앙녹지공간 및 생활권 2-4구역 저습 7·8유적’(9만9358㎡)에 대한 발굴조사를 지난해 5월부터 실시한 결과 백제 한성시대 거대주택을 다수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단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도랑과 비슷한 시설인 호(壕)를 파서 주변과 경계를 삼은 ‘구획저택’ 18곳이 확인됐으며, 이들 구획 안에서 각종 주거지 100여기와 관련 수혈(竪穴·구덩이) 135기, 도로 유적 등이 드러났다.
조사단이 KG-006호라고 명명한 한 구획저택은 최대 길이가 34×30m에 이르는 평면 사다리꼴 모양으로 그 내부에서 주변으로 도랑을 돌린 주구부 건물터 2곳과 받침돌 없이 기둥을 땅에다가 그대로 박아 세운 굴립주 건물터 9기 등이 나왔다. 조사단은 “ 한성기 백제 시대 중앙과 지방의 관계뿐 아니라 일본과의 대외교섭 등을 밝힐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