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구 면에서 국내 최대 규모 광역단체장인 경기도지사는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전임 지사들의 연이은 대권 도전 실패로 ‘대권 무덤’이라 일컬어졌다. 오죽하면 수원시 팔달구 소재 경기도지사 공관 ‘터’에 대한 괴소문까지 떠돌 정도였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재수 끝에 당선되며, 경기도지사직은 다시 대권을 향한 ‘등용문’이자, ‘요람’으로 주목받고 있다.
군웅할거 민주당, 공천 혈투 예고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가 몸담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미 다수의 인사가 직·간접적인 출마 의지를 드러내며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선거이기 때문에 새 정부와 컨벤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또 경기도는 지난해 총선과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며 당 내부에선 ‘공천=당선’이라는 암묵적 공식이 통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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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김동연 지사는 ‘국정 제1동반자’를 자처하며 극저신용자대출과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등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한 정책 계승을 선언했다. 또 10월 중 자신의 공약인 ‘임기 중 투자유치 100조원’ 달성을 예고하는 등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이런 김 지사에게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민주당 인사는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최고위원(남양주을)이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시작으로 여러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거론하며 사실상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민주당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6선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하남갑)이다. 지난 총선 때 하남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된 추 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도지사 출마설이 돌기 시작하며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빠지지 않고 인용되고 있다. 아직 도지사 출마를 본인 입에 올린 적은 없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차기 대권을 고려해서라도 출마는 기정사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용인정)도 유력한 후보군 중 하나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경기 오산, 의왕 등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타 지역에 명절 인사 현수막을 게첩하면서 출마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당내 숱한 반대에도 직접 권유해 복당한 이 최고위원은 ‘명심(明心)’을 등에 업고 도백 자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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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7인회’ 일원이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복심’ 3선 김영진 의원(수원병)을 비롯해 수원에서 3선을 지낸 박광온 전 의원, 재선 광명시장 출신 양기대 전 의원 등도 경기도지사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독이 든 성배일까, 대반격의 기수가 될까
반면 계엄과 탄핵의 여파로 고전이 예상되는 국민의힘에서는 거론되는 몇몇은 있지만, 선봉을 자처한 이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동연 지사에게 단 8913표, 0.15%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김은혜 의원(분당을)의 재도전에 대한 당 안팎의 기대감이 높지만, 이미 여대야소인 국면에서 경기도내 몇 안 되는 국회 의석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같은 이유로 안철수 의원(분당갑)의 출마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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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김은혜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당내 지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유 전 의원이 가진 중도보수적인 색채와 인물 경쟁력 등을 놓고 봤을 때 민주당 우세가 예상되는 본선에서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실제 최근 경기도지사 관련 여론조사에도 유 전 의원은 유의미한 지지율 추이를 보이며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사면 복권된 원유철 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평택갑에서 내리 5선을 지낸 중량급 인사로, 김문수 전 지사 시절 초대 정무부지사로 도정 경험도 쌓은 바 있다. 이밖에 원희룡 전 장관, 심재철 전 의원 등도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