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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주인 에코프로(086520)는 전날 대비 5.1% 하락한 9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종가 기준 100만원대가 깨지며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온 에코프로는 이날 장 초반 2.04% 올라 100만원을 터치하기도 했지만 하락 전환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도 장 초반 반짝 상승했다가 하락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장이 열리자마자 2.41% 오른 29만7000원까지 상승하다가 결국 전날 대비 4.31% 내린 27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그룹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POSCO홀딩스(005490)는 1%대 상승을 보이다가 4.21% 하락 마감했다. △포스코퓨처엠(003670)(-2.58%)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3.16%) △포스코엠텍(009520)(-4.14%)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배터리 셀 메이커 업체 역시 맥을 못 썼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67% 내린 49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도 각각 2.62%, 0.54% 떨어졌다.
2차전지주가 이날 장 초반 반짝 상승했던 건 간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1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10.09% 상승한 273.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8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 증가한 가운데, 모건스탠리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슈퍼컴퓨터 ‘도조’(DOJO)의 가치를 662조원으로 평가하며 투심이 개선된 덕분이다.
다만 테슬라 훈풍도 국내 2차전지를 둘러싼 악재를 이기지는 못했다. 우선 2차전지 양극재 종목의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는 리튬값 하락은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탄산리튬 t(톤)당 가격은 2만7000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하락했다. 리튬 매입 때보다 가격이 하락하면 배터리 업체 수익성이 악화한다.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 기업이 양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양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 시장 축소를 야기할 수 있어서다.
이외에도 독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부터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의 금양(001570) 홍보이사 재직 당시 투자일임사 운용역 겸직 논란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악재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도 점차 쌓이고 있어 당분간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에코프로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잔고금액 비중은 5.65%로 전월 2%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상승했다. POSCO홀딩스도 지난달 2%대에서 이달 3%대로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 관련주들이 연말을 기점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말에 배터리 가격 하락이 일단락되면 수익성이 개선되고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가격 하락이 전기차(EV) 가격 인하로 이어져 내년 수요는 올해보다 긍정적일 전망”이라며 “올 4분기부터 실적 바닥 통과와 연말 여러 수주 및 증설 모멘텀 기대가 반영돼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