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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순손익 적자는 대규모 부채 탓에 발생했다. 영업이익은 흑자를 이어갔지만 항공기 리스 등 그동안 7조원이 넘게 쌓인 차입금 탓에 상당한 돈을 금융비용으로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만 놓고 봐도 10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금융비용으로만 1029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벌어들이는 돈을 모두 빚 갚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당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지난해 마무리하고 자금 지원을 할 계획이었다. 현재까지 중도금과 계약금 명목으로 1조원이 수혈됐고 합병 승인 이후에는 추가로 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이 8000억원의 자금지원 길이 막혔고 아시아나항공이 빚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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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합병이 불발될 경우 제 3자에게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용역을 맡겼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지 못하면 산은은 한진그룹에 자금을 지원해놓고서도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및 경영 상태가 더욱 악화한다면 산은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제 3자 매각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산은은 공식적으로 제 3자 매각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과 합병 시키든 제 3자에게 매각을 하든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어떻게서든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최근에는 합병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나온다”며 “산은도 내부적으로는 불발 이후에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