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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고향사랑기부제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제도 개선이 일부 필요합니다. 도시와 농촌 등 지역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조정,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합니다.”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서철모(60) 대전 서구청장은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3개월의 소회와 개선방안에 대해 밝혔다.
서 구청장은 “대전 서구는 지난해 9월 고향사랑기부제 종합계획을 수립한 후 모두 4차례에 걸친 TF팀 회의를 거쳐 같은해 12월 대전시 서구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면서 “지난 1월 함양군과 강릉시, 무주군, 담양군 등 대전 서구의 4개 자매도시에 상호 기부한 것으로 시작으로 지난 3개월간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조기 안착과 홍보를 위해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대전 서구는 대전 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규모의 기부금(2295만원, 12일 기준)을 모금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 구청장은 “서구는 구봉산과 장태산, 갑천, 유등천, 한밭수목원 등이 위치한 녹색 환경도시로 장태산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공정관광)을 답례품으로 발굴할 계획”이라며 “이응노 미술관과 관련된 멤버십 답례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성동과 연계한 답례품으로 옥토진미쌀, 우명동 참기름들기름의 답례품을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서구는 올해 지역축제와 연계한 답례품 상품 및 서비스 품목을 개발 중이며, 9월 4일 고향사랑의날 제정 기념일에 맞춰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까지 고향사랑기금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할 계획이며, 내년 1월 고향사랑기금운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2월 올해 모금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고향사랑기부제의 개선 방안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도시 자체를 자신의 고향으로 여기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며 “출향인사가 대전 서구나 중구, 동구, 대덕구, 유성구 등 자치구별로 자신의 고향이라는 인식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자치구별로 구분된 고향사랑기부제의 고향 구분에 대해 자치구는 행정구역상 구분된 구분일뿐 대전 전체를 하나로 묶는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광역시의 자치구별 모금은 광역으로 통합하되 일선 시·군 단위는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자치단체별 아이덴티티가 형성되는 것은 시와 군”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광역시 단위의 자치구 통합 모금 방안은 대전시 5개 자치구청장들의 공통된 요구 사항이다. 특히 현재 금지된 법인 기부에 대한 허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 구청장은 “현재 연간 500만원으로 제한된 1인당 기부 한도액을 증액하고, 보다 많은 개인의 참여 확대를 위해 세액공제 등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법인의 기부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서 구청장은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도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이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면서 “기업을 유치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토지가 농지나 그린벨트 등으로 묶여 있어 개발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교육 부문과 관련해서도 “현 정부가 지자체 차원에서 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은 열어 줬지만 사실상 교육은 장기간의 투자가 있어야 되는 것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 부분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교육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들 사이에서 고향사랑기부제가 더 많이 홍보되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며 “첫 단추가 끼기 어렵지 사실 시작하다 보면 우리 국민들이 계속 보완하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