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1%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68%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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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 압력을 받았다. 뉴욕 증시는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둘기’(매파+비둘기파) 언급에도 나홀로 랠리를 펼쳤으나, 이날은 개장 초부터 부진했다.
무엇보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 모드’가 투심에 악영향을 미쳤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향후 몇 년간 제한적인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 ‘3인자’다. 의장의 기조와 발을 맞추는 자리다. 연준 집행부의 시각을 사실상 대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또 기존에 연준이 제시한 5.00~5.25%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좋은 목표”라고 했다. 다음달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25bp(1bp=0.01%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미다. 5.00% 아래에서 중단하기를 기대하는 시장과는 온도차가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아칸소주에서 열린 한 농업 관련 컨퍼런스에서 “강력한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유지할 수 있는 소비 지출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연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우리는 노동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 최종금리 수준을 5.4%로 보고 있는 강경 매파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이후 증시의 위험 선호 심리는 빠르게 가라 앉았다”며 “오는 14일 나오는 물가 지표마저 뜨겁다면 투자자들은 매파 연준을 믿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 역시 주요 관심사다. 기업마다 실적 결과가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평가가 더 많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 지수 내 42개 기업이 부정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낸 곳은 8개에 그쳤다. 나머지는 아예 발표하지 않았다.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워낙 큰 탓으로 읽힌다. 리피니티브는 “역사적인 평균보다 부정적인 가이던스를 낸 기업 비중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이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가 폭락한 것도 나스닥 지수의 낙폭을 키웠다.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 엔진 ‘빙’(Bing)에 인공지능(AI) 챗봇을 장착하자마자, 이날 곧바로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열고 AI 기반의 새 검색 기능을 발표하고 나섰다.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구글 수석부사장은 “생성형 AI가 이용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를 다룰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주요 빅테크 사이의 AI 경쟁 심화 우려에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7.68% 떨어졌다. MS의 경우 0.31%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