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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고차 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고금리로 중고차 할부 금리가 법정 최고 수준(연20%)까지 인상된데다 중고차 가격도 떨어지는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올 뉴 G80과 더 뉴 G70의 12월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4.1%, 6.4% 떨어졌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는 7.7%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출고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중고차가 신차값을 추월하는 등 호황을 누린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연이은 금리 인상에 중고차 매매업체들은 매물 확보에 필수적인 캐피털사 재고 금융도 올초 80~90%에서 최근 50~60%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매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중고차 수요가 줄자 공급 과잉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자동차경매장협회가 주요 중고차 경매장의 지난 11월 낙찰률을 집계한 결과 51.7%로 전년 동기 대비 19.9%포인트 급락했다. 낙찰률이 50%에 근접했다는 건 중고차 매물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특히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는 현대글로비스의 같은 기간 낙찰률은 44%에 불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고금리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끊겼고 매매업자들도 보유한 매물을 이자 부담의 이유로 재고 처리에 나선 상황”이라며 “중고차 매매 시장 한파에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최대 중고차 플랫폼 ‘카바나’와 같은 전례를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