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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IB투자와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6곳도 곧 펀드레이징에 돌입한다. 성장금융과 산은이 주관하는 정책형 뉴딜펀드 가운데 결성목표 3500억원 규모 탄소중립·녹색산업 분야 운영사로 이달 8일 선정됐다. 아울러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금융지주 산하 VC는 이르면 이달 400억 원 규모 ESG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고, 다른 VC업체도 관련 펀드 결성을 위해 물밑작업 중이다.
대기업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ESG에 VC업체들이 뛰어드는 배경에는 정책 변화가 있다. 글로벌 ESG 기조 강화가 강화하면서 국민연금과 한국벤처투자 등 주요 기관투자자(LP)들이 출자 규모와 GP를 정할 때 ESG를 제안하는 VC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해 뉴딜펀드 GP들을 보면 메타버스 등 디지털 분야 펀드 운용사가 77%, 친환경 그린 분야 펀드 운용사는 23%였는데 올해는 그린 분야가 38%로 늘었다. 산은이 탄소중립 펀드에 대한 운용사를 우선 선정했기 때문이다. 산은은 선정 후 5개월 내 목표 결성금액을 모집하고 내년 말까지 약정금액의 10% 이상 투자하는 운용사를 대상으로 향후 정책펀드 서류심사에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ESG 투자 이행점검도 본격화하고 있다. 산은은 올 초 펀드 운용사들이 ESG 투자 체계를 적절히 수립해 준수하고 있는지 예비평가를 진행해, 고점을 받은 운용사는 추후 출자 시 우대하기로 했다. ESG 목적으로 결성된 펀드의 경우 VC가 투자한 기업들이 ESG에 합당한지도 따진다. 투자 트렌드에 그쳤던 ESG가 투자시장의 기본 고려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대형 VC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앵커 LP인 국민연금이나 산은이 제안서에 ESG 내용을 포함하라고 강조해 VC들도 더 ESG에 힘주고 있다”며 “운용사로 선정된 뒤에도 운영성과에 대해 점검하기 때문에 VC 입장에서는 재원 조달을 위해 많이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자율적으로 흐름에 동참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부터 투자 검토 대상 기업들을 상대로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ESG 영향력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해왔다. ESG 점수와 실적관 상관관계를 도출함으로써 ESG 기업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깬다는 취지다. 더 나아가 임팩트 투자에 특화된 투자사도 여럿 생겼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나 기업에 투자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로, 인비저닝파트너스와 옐로우독,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소풍벤처스 등이 전문 VC와 액셀러레이터(AC)로 꼽힌다.
ESG에 대한 기준이나 평가 체계가 미비한 것은 여전한 한계로 꼽힌다. 그로 인해 수억원의 자금을 내고 외부 컨설팅을 받았는데 어느 VC는 평기기관에서 고점을 받았다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ESG 범위를 넓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VC업계 다른 관계자는 “ESG를 실천하는 방법은 수십개인데 규정화된 가이드라인이 없어 기준을 맞춰가는 것이 숙제”라며 “사회적 기업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등 범위를 너무 좁히면 ESG 펀드 자금은 많아져도 투자처가 없어진다. 정관에 사회적 목적을 담지 않아도 항암제 등 비즈니스 자체가 사회에 도움을 주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