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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 1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한은이 기준금리를 8번째(12개월)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상의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경제성장률은 당초 2월 금통위 당시 전망했던 3%에서 3% 중반~4%까지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24일 이데일리가 국내 경제·금융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이 5월 역시 금통위 금리 동결이 만장일치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5월 0.5%로 인하한 이후 1년째다. 그러나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금융불균형 리스크 경계에 대한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고,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시점이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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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아직은 실물경기 회복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만큼 연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향후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한 시계는 지난 4월 금통위 설문조사 당시보다 조금 앞당겨진 분위기다. 내년 중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10명 중 8명으로 다수로 나타났다. 11명 중 5명이 내년 인상을 예상한 지난달 전망보다 4명이나 더 늘어난 것이다. 2022년까지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이후에나 인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은 2명에 불과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상 시작을 예상한다. 향후 성장률 및 (특히) 물가상승 압력이 추가적으로 확대된다면,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세가 올해 고점을 찍고 내년에는 역기저 효과로 인해 오히려 둔화할 수 있다며 한은이 내년 2~3분기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모멘텀은 올해 2분기가 고점이며 연말로 갈수록 성장 및 물가 모멘텀은 둔화하고, 내년 상반기는 오히려 수출 증가율에 있어 역기저 효과가 극대화할 것”이라서 “내년 초에는 금리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라 2분기 말~3분기 초 금리인상을 전망한다”고 했다.
백신접종 확대와 내년 2월 이주열 총재의 임기 만료, 그리고 3월 대통령선거도 변수다.
강승원 연구원은 “총재 임기 만료와 대선이 맞물린 상황은 2분기 중순까지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근거”라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과 집단면역 형성 등 낙관적인 상황을 가정할 때 연말 부근 정상화에 대한 논의 시작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실제 인상 시점은 내년 상반기(2분기)로 예상하고 있으며, 빨라질 경우 총재 임기 내(1분기) 개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수출 호조에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할 듯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지난 4월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3% 중반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만큼 성장률 상향 조정폭이 더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도 한국은행이 당초 2월 금통위 당시 전망했던 3%에서 3%대 중후반~4% 내외로 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이 전망한 3.3%가 가장 낮은 수치이며, 조영무 LG경제연구원은 4% 전후까지 조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홍철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강하고 한국도 비슷한 영향을 받는 흐름일 것이기 때문에 기존 전망에서 3.3%로 상향할 것”이라고 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1년 경제성장률 3.8%, 물가상승률은 1.8%로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현재 개선된 수출과 투자를 감안 할 때 3% 후반대까지 성장률 전망 상향 가능할 것이며 남아 있는 전염병의 불확실성 요인 등을 고려하여 4.0%까지 상향은 추가 여력 정도로 남겨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수출의 빠른 증가에 이어 그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민간소비 역시 보상 소비(pent-up) 등의 영향으로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도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의 근거로 꼽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각종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빠른 개선을 보이며 경기 개선 및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한은이 3.6~3.7%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하며, 당사의 전망치는 3.9%”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