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에너지 거래업체 머큐리아에너지에 따르면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생산하는 아스팔트용 저등급 원유(Wyoming Asphalt Sour)는 이날 머큐리아에너지를 통해 배럴당 -8센트(-0.08달러)에 거래됐다. 전날(-47센트·-0.47달러)에 이어 이틀째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원유 보관 비용이 판매가보다 높아 돈을 주고서라도 저장고를 비우고 있다는 의미다. 이 유종은 올해 초(1월 2일 기준)만 해도 37.66달러였으나, 석 달 만에 40달러 가까이 뚝 떨어졌다.
일부 원유값이 0달러 아래로 폭락한 것은 WTI(61.18달러→20.48달러), 브렌트유(66.25달러→22.74달러), 두바이유(65.69달러→23.43달러) 등 3대 원유 가격이 연초 대비 모두 떨어진 영향이다.
돈을 받고 기름을 가져가는 마이너스 유가는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의 산물인 마이너스 금리 이상의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석유 패권을 둘러싼 증산 ‘치킨게임’에 나선 영향이 결정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좌장 격인 사우디와 비(非)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러시아는 1일부터 증산에 나선다. OPEC 내의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 등도 동참할 게 유력하다.
여기에 수요 급감 우려까지 겹쳤다. 미국을 필두로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요국의 봉쇄 정책에 이동로가 막힌데 따른 것이다. 로버트 퍼킨스 S&P 글로벌플래츠 연구원은 “미국이 4월 내내 이동제한령을 내린다”며 “최악(추가 폭락)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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