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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마블링’이라 불리는 근내지방을 중심으로 한 현행 소고기등급제는 거세 후 살을 찌우는 ‘거세비육’ 방식을 한우농가에 정착시켰다. 거세우는 수소와 비교하면 근내지방도가 2배나 높고 사료가 적게 드는 등 생산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근내지방도를 높이기 위해선 옥수수 등 곡물사료를 먹이는 것이 필수다.
마블링 만드는 옥수수, 자급률 0.8%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옥수수(사료용 포함) 자급률은 0.8%로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다. 수입한 옥수수 대부분이 사료용을 쓰이기 때문에 국제곡물가격이 변하면 4~6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사료 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입 옥수수 가격이 뛰면 소고기 값도 덩달아 뛰는 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3년~2018년8월) 농수산물 수입액 중 가장 많이 수입된 품목은 옥수수였다. 5546만3000톤(t)으로 수입액은 126억9530만 달러(14조 7390억원)에 이른다. 뒤를 이어 소고기(121억3360만 달러), 돼지고기(78억8020만 달러), 혼합조제 식료품(68억7500만 달러), 밀(66억4700만 달러) 등의 순이다.
현재 국내 사료 시장 상위업체는 농협 외에도 외국계 회사인 ‘카길애그리퓨리나’가 있다. 카길(Cargill Inc.)은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로 1969년 첫 사료 공장을 국내에 설립, 카길코리아 법인을 만들었고 이후 2001년 퓨리나코리아를 인수합병해 가축용 사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액(2018년 기준)은 국내에서만 8373억원 수준이다.
소는 초식동물인데 옥수수 사료는 왜 필요할까. 소를 키우는 과정은 육성기, 비육전기, 비육후기로 나뉜다. 보통 소는 22~24개월이면 다 자란다. 다만 이 때 소를 팔면 ‘1’ 이상의 등급을 받기 어렵다. 최고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약 6개월간 집중적으로 옥수수 사료를 먹여 근내지방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비육후기라고 한다. 기간은 육성기부터 최대 30개월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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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1년간 소 한 마리를 키우는 데 얼마나 들까. 통계청의 ‘2017년 축산물생산비조사’ 자료를 보면 한우비육우 1마리당 평균 사육비(가축비·사료비·자가노동비 등)는 총 767만2000원이 들었다.
이 중 사료비는 총 283만원으로 사료종류별로 보면 농후사료(옥수수)비가 185만5000원으로 가장 높고 이어 혼합사료(TMR)비 58만8000원, 조사료(풀)비 38만7000원 등의 순이었다. 소 한 마리 가격은 780만5000원. 이들 비용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13만3000원이 남는다. 한우농가에서 “소 팔아 사료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비육우 생산비중의 40~50%를 차지하는 사료비 절감을 위해 ‘옥수수 사일리지’와 같은 조사료 연구를 진행, 옥수수 사일리지 28개월 급여시 35만원의 사료비를 절감한다는 결과도 얻었지만 농가 현장에선 거의 적용되지 않고 있다. 1 이상의 등급이 나와야 소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지만 옥수수 사일리지 급여방법으로는 근내지방도를 기준치까지 끌어올릴 수 없어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는 이 같은 ‘조사료 수급률 향상을 위한 거세우의 비육기술 개발 및 경제성 분석결과’를 친환경 축산 활성화정책에 포함해 줄 것을 건의했지만 현재 비육우가 아닌 번식우 위주로 일부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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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소 급여·사육개선 연구들
사료 뿐만 아니다. 번식우에 한해서는 산지초지 방목을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는 연구자료도 있다. 한우연구소의 ‘산지초지 방목을 통한 한우암소 번식우의 생산효율 개선’ 자료에는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초지면적이 협소한 데 반해 국토면적의 3분의2가 산지인 것을 고려, 산지의 초지 및 산야초 활용이 시급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자료에는 농가는 농후사료 가격 급등으로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우와 같은 초식가축은 상당부분 조사료로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2013년 당시 농식품부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도 국유림 등을 활용한 산지축산 도입 검토와 연계해 산지축산 개발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충남 아산의 한우 농장주 오진영(40) 씨는 “옥수수 등 농후사료로 생산비가 많이 들고 마블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조사료 위주의 급여 방식을 채택해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며 “현재 생산하는 소 대부분이 1등급 이하이지만 저지방 한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며 희망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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