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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45. 일반공중과 맞서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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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기자I 2018.08.23 06:00:0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해관계자들은 위기 시 기업이 적극적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해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상이 된다. 그들은 직접적으로 해당 위기를 최악의 상황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 또는 ‘영향력’이 있는 그룹이다. 그들이 대부분 적극적 적대로 돌아선다면, 위기관리에서는 백약이 무효해진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측에서는 데미지 컨트롤이라 해서 피해만 최소화해 생존하는 전략이 고안되기까지 한다. 장애가 생기더라도 죽지만 않고 살아 있으려는 생존 우선 전략 밖에 가능한 대응 전략이 없다는 의미다.

그런 이해관계자와 달리 일반공중은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대상이다. 진작 이해관계자들은 침묵하고 별다른 부정적 태도를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반공중이 먼저 공분을 조장하며 흥분하는 상황을 상정해 보자. 기업은 이 상황에서 일반공중과 맞서려는 본능을 발휘한다.

일반공중에게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일반공중의 의견에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이야기한다. 일반공중 중 문제를 확산시키는 몇몇을 찾아내려 애쓴다. 물론 그런 적극적 대응 방법이 일부 통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 댓글에 맞서 문제가 많은 댓글 게시자들을 리스트화해 소송하며, 합의는 없다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충격 요법이라 할 수 있겠다. 광풍이 몰아치는 온라인 현장에서는 그러한 충격요법이 문제 확산이나 모방을 단절시키는 대응 방법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외 기업 위기에서 기업이 익명의 수많은 일방공중과 맞서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거나 실효성 있는 대응은 아니다.

일방공중은 말 그대로 일반적 공중이다. 우선 익명성의 그늘 뒤에 숨어 자신이 책임지지 못할 말과 감정을 드러낸다. 그들의 불평과 불만의 수 또한 그들의 머릿수가 아니다. 부정 여론을 일으키는 사람은 일반공중 속에 1%가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1% 정도의 사람들이 99%의 부정적 여론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일반공중은 위기 시 기업이 마주해 다툴 대상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 위기 시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서 부정 여론을 갑자기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나 도시 전설일 뿐이다.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는 다수 익명의 그들을 직접 면대면 관리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며 싸우는 자처럼 어리석은 자가 없다. 일반공중이 딱 그런 상대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잃을 것도 없다. 아니면 말고. 그들의 사고방식이다. 이번 위기에 그리 열중하며 비판하다가도, 다른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에 눈길을 돌린다. 기업이 위기대응을 해 문제를 해결하면, 이내 흥미를 잃는다.

예를 들어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루머에 대해 기업 내 VIP가 개인적으로 장문의 글을 올려 해명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무엇인가? 일반공중 사이에 도는 루머를 한방에 잠재우려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 VIP의 해명 글로 인해 더욱더 큰 주목과 추가 논란이 재생산된다면 그런 실행은 유효한 것이었을까? 그 외 다른 방식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라면 더더욱 일반공중과 맞서는 것은 의미가 없다. 최근에는 각자가 온라인상에서 마이크로 셀럽이 되었다 생각하기 때문에, 낯선 셀럽들이 부지기수로 늘었다. 그들이 자신과 관련된 논란 시에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종종 올리는 ‘해명’ ‘반박’ 등을 한번 생각해 보자.

일반공중에게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기업처럼 알리는 것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런 해명이나 반박이 바이럴적 목적까지 뛸 정도이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기도 민망하게 되었다. 실제 자신이 위기를 관리하려는 목적이었다면, 다른 방식과 채널을 강구 하는 것이 맞다.

일반공중과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맞서고 싶은 생각이 들수록 기업은 핵심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더 투자해야 한다. 더 많은 관리 역량과 커뮤니케이션의 반복을 통해 핵심 이해관계자의 태도를 바꾸려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더 낫다.

일반공중은 여론이라는 큰 관점에서 흐름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큰 바람이 북동풍인지 남서풍인지를 확인하는 나침반 정도는 될 수 있다. 그런 방향성을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을 핵심 이해 관계자들에게 보다 집중하자는 것이다.

바람이 분다고 그 바람에 주먹을 날리거나, 발길질해 보았자 다. 그 바람에 중요한 건물이나 가로수나 조각상들이 날아가지 않게 단단히 잡아매고, 실내로 들이고, 그들을 케어하는 것이 상책이다. 바람 때문에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다. 바람에 날아다니는 것들 때문에 사람은 죽기 때문이다.

필자 정용민은 누구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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