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민선 7기가 어제 돛을 올렸다. 첫날부터 내실을 우선하는 단체장들의 행보가 신선하다. 이재명 경기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은 임기 첫 일정을 태풍 재난대비 업무로 시작했다. 아예 취임식을 생략하거나 주민 세족식, 민생현장 방문 등으로 취임식을 대신한 경우도 있었다. 주민을 섬기는 공복(公僕)의식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단체장들의 포부는 대체로 경제 살리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 이용섭 광주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은 일자리 창출, 일자리 모델 확산 등을 약속했다. 지역경제를 견인할 신성장동력산업 발굴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시민 안전과 화합, 인구 늘리기와 저출산 대책, 복지증진, 남북교류를 통한 지역발전 등도 당면 목표로 제시됐다.
하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다. 무엇보다 공약사업을 뒷받침할 재원확보 방안이 녹록하지 않다. 전국 17개 시·도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53.4%에 지나지 않는다. 강원·충북·경북 등은 더 열악하다. 더욱이 기초단체 242곳 중 145곳은 30%도 안 된다고 한다. 지역 간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무래도 소모적이다. 대구·경북과 공연한 마찰을 야기할 뿐이다.
지방정부가 민주당 독주인 점도 걱정스럽다. 광역 단체장은 물론 의회도 거의 민주당이 독무대를 이룸으로써 지방정부와 의회 사이의 견제·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자칫 부패사슬이 고착화할 염려가 작지 않다. 적폐청산 움직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자 한다. 전임자들을 깎아내리는 식으로 변질되면 자칫 행정 마비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 피해는 주민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려고 재원 대책도 없는 허황한 공약을 내세웠다면 솔직히 인정하고 수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주민을 위하는 길이다. 지역 여론을 넘어 이웃 지자체와의 화합을 중시하는 권역통합 의지가 필요한 것은 물론 독선을 경계해 부패사슬을 끊어내려는 노력도 긴요하다. 무엇보다 인기를 좇을 게 아니라 고단한 주민의 삶을 보듬어 주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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