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뒷문 열어주고선 "몰랐다"…신뢰 잃은 IT공룡, 시총 40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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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기자I 2018.03.21 05:00:00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
美 대선 땐 제3자에게 넘겨 논란
정보 무단이용 CA 정치성향도 쟁점
피싱앱, 기술적으로 사전 예방 어려워
이용자들 페북 보안정책 신뢰 잃어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사설 데이터 분석 업체가 5000만 명 이상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동의 없이 수집·분석해 미국 대선 때 활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불법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미국내 정치 스캔들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데이터 수집의 주요 루트가 됐던 페이스북도 울상이다. 자사 고객이 페이스북 타임라인 내 ‘위장 앱’에 자기 정보를 넘긴 셈이 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이 이 사실을 보도한 다음 날인 1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6%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은 미국 데이터분석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성격 검사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보도했다.

CA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사용자들이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this is your digital life)라는 성격 검사 앱을 다운받도록 유도했다. 이 앱은 알렉산더 코건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교수가 개발한 성격 검사 앱이다. 이 앱을 통해 수집된 개인 정보는 CA로 넘어갔고, CA는 각 사용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하는 이를 활용했다.

문제는 CA가 사용자의 동의 없이 정치적 성향까지 분석했다는 점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안은 빅데이터 활용이 아니라 케임브리지대 알렉산더 코건 교수가 수집한 데이터가 CA로 사용자 동의 없이 넘겼다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법상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넘기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이 이 사실을 몰랐는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페이스북이 이런 상황을 알면서 수집된 개인 정보가 제3자에 제공되도록 허용됐는지 여부, 즉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만약 허용했다면 페이스북 이용자 신뢰에 연관돼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염 교수는 “페이스북은 이러한 점을 소명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용자 신뢰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기업이 제3자에 개인정보를 넘기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가”라며 “페이스북이 사후 관리 요소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페이스북에서 비즈니스하는 기업들은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페이스북은 CA가 페이스북 약관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디지털 포렌식 기업 ‘스트로즈 프리드버그’를 통해 CA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며 “영국 정보위원회(ICO)가 자체 현장 조사를 위해 영장을 발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일로 페이스북에 대한 신뢰는 손상을 입게 됐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가 마음만 먹으면 피싱(phishing) 앱 등을 페이스북 타임 라인에 링크시킬 수 있다”며 “사전적으로 막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CA가 특정 정치 성향을 지지하는 듯 해석된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CA는 공화당 지지자이면서 기부자인 로버트 머서로부터 1500만달러 투자까지 약속받은 상태다. 미국 유권자들의 성향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있는 도구를 개발키로 했고 정치 전문가까지 영입한 상태로 알려졌다. 사용자 동의 없이 확보된 개인 정보가 선거 운동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사용자 동의 없이 정보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빅데이터 스타트업 관계자는 “SNS 글을 수집해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는 방식을 마케팅 업체들이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사용자 동의를 받기 힘들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상 불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출처를 알 수 없는 링크 주소의 앱 다운로드는 피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칫 개인 정보는 물론 사진 등 민감한 데이터까지 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페이스북을 통한 사설 데이터 정보 업체의 개인성향 정보 수집과 여론 조작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 주가는 급락했다. 1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6.77% 떨어졌다. 하루 사이 약 40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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