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설립·시공사 선정 속속…14년만에 전 구역 사업 본궤도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노량진뉴타운 1구역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1구역은 전체 8개 구역으로 구성된 노량진뉴타운 면적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곳으로 지구 내 핵심 입지로 꼽힌다. 1구역이 조합 설립을 마치면서 연내 조합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3구역까지 절차를 마무리하면 노량진뉴타운은 2003년 지정 이후 14년만에 전 구역이 본격적으로 사업 궤도에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노량진뉴타운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과 대방동 일대 73만 8000㎡ 규모로 2003년 서울시 2차 뉴타운지구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2009년 6개의 재정비촉진구역이 지정된 이후 2010년 대방동 일대 9만 1000㎡ 규모가 7~8구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8개 구역 모두 개발이 완료되면 총 8000가구의 거대 주거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그간 노량진뉴타운은 구역 간 경계가 모호하게 중복 지정된 데다 토지 소유자와 세입자 간 등 갈등이 얽히면서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지하철 1·7·9호선이 지나는 입지에다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에 따라 1구역 인근 동작구청 부지에 상업활성화 시설 유치, 경전철 서부선 사업 추진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실제 3구역도 조합 설립 요건인 75% 이상 동의율을 획득하고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인근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구역은 이달 말 조합 설립 총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사실상 연내 조합 설립이 무리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1·3구역보다 사업 단계가 한 단계 더 나아간 구역들에서는 시공사 선정 작업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이달 초 7구역은 SK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2구역도 지난 5월 수의계약 선정 공고를 내고 이르면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현재 2~3개 건설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구역은 2014년 GS건설과 SK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관리처분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올 들어 집값 15% 껑충…“2억~3억원대 소액 투자 매물 품귀”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뉴타운 내 낡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몸값도 치솟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노량진뉴타운 내 단독주택의 대지지분 시세는 3.3㎡당 25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노량진동 S공인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3.3㎡당 2000만원 초반대이던 다가구주택과 단독주택 시세가 15%가량 뛰었다”며 “최근에는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 들인 상태”라고 말했다.
재개발 지분은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1억~2억원대 소액 투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동호수를 먼저 선점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노량진동 한 공인중개사는 “노량진뉴타운 사업이 오래 끌긴 했지만 한강이 가깝고 서울 내 뉴타운 가운데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만큼 향후 가격이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감에 길게 보고 투자하겠다는 사람들도 많다”며 “구역에 관계없이 전세를 끼고 2억~3억원 대에 매입할 수 있는 다세대주택은 매물로 나오는 족족 거래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물론 재개발 지분에 투자할 땐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무리 입지가 좋더라도 사업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 설립은 주택정비사업 과정에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재개발은 재건축보다는 초기 투자 부담이 크지 않은 게 매력이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예상 못한 추가 비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길게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