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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들은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왔던 해외건설 시장에서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저유가 악재가 지속돼 발주가 대거 줄어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233억 493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나 줄었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461억 4435만 달러)에 비하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지난 2010년 715억 7881만 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이듬해 591억 4413달러로 줄었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이후 2014년(660억 993만 달러)까지 증가세를 타다가 작년부터 2년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나마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근근이 버텨오던 국내 주택시장도 정부의 잇단 규제(11·3 부동산 대책, 11·24 가계부채 대책 등)에 발목을 잡힌 상태다. 주택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자 건설사들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분양 일정을 늦추거나 공급 물량을 줄이는 등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다시 짜는 분위기다. 이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CBSI는 1월 73.5에서 7월 91.0으로 고점을 찍은 후 9월(77.2)까지 2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다. 이후 10월 CBSI는 전월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80.7로 집계됐지만 지난달 예상지수는 75.1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C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어느 부문에 초점을 맞춰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야할지 난감하다”며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변동폭이 미미해 해외시장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고 있어 분양 물량을 마냥 늘릴 수도 없게 됐다”며 “내년에는 어쩔 수 없이 당초 예정보다는 공급 물량을 확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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