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선거구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무려 60곳에 달한다. 지난 19대 총선 때 52개였던 것이 수원과 용인, 남양주, 화성, 군포, 김포. 광주 등이 분구되면서 60개로 8곳 증가했다. 인천도 12개에서 13개로 늘었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수도권 선거구가 73곳으로 전체 선거구 253곳의 28.8%에 해당한다.
총선 결과가 수도권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가 각 당 대표의 지원유세를 경기·인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다. 19대 총선에서 야권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18대 총선 때의 부진을 설욕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경기도 52석 중 31석(59.6%)을 차지했고 새누리당은 21석(40.4%)을 건지는데 그쳤다. 인천은 여야가 6석씩 반분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경기도 51석 중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등 여권이 34석(66.7%)을 차지했다. 통합민주당은 17석(33.3%)에 머물렀고 인천에서도 한나라당이 9석을 가져갔다.
4년 주기로 여대야소와 여소야대가 뒤바뀌고 있다. 이번에는 누가 웃을까. 7일 여야 각 당의 자체 판세분석과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 내용을 종합하면, 새누리당은 현재 경기도 선거구 60곳 중 20곳을 우세나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경합지역까지 감안하면 최소 30곳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곳 정도를 우세나 경합우세 지역으로, 나머지는 경합 내지 열세지역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각각 1곳을 경합이나 경합우세으로 분류중이다.
전통적으로 서울 인근 수원 고양 성남 용인 부천 안산 안양 등 대도시 지역은 야당 강세지역으로, 경기북부와 동부, 남부 등 도농복합 지역은 여당 강세지역으로 간주됐으나 이번 총선은 야권이 분열되면서 대도시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 안산 단원구을에 출마한 박순자 후보가 현역의원인 부좌현 국민의당 후보를 다소 앞서고 있고 안양 만안구의 장경순 후보는 이종걸 더민주 후보와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야권 후보 난립으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세대별 투표율과 야권 지지자들의 사표방지 심리 작동, 경기침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 표출 등에 따라 최종 확보 의석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신설 선거구 8곳 중 누가 더 많이 차지 하느냐도 관심사다. 수원무 선거구는 더민주가 다소 앞서 있고 용인정은 더민주와 새누리당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군포갑과 남양주병은 새누리당이 우세하고 김포갑은 더민주가 우세하다. 화성병과 광주을은 여야 후보의 지지율이 딱 붙어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거의 막상막하다.
경기도 정치권 관계자는 “판세 분석을 해보면 새누리당이 앞서 있는데, 경제지표가 최악이라 경제문제에 민감한 40~50대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출렁일 수도 있다”며 “일여다야 구도로 인한 불리함을 극복하고 야권이 30석 정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인천은 여야로 반분됐던 현 구조가 그대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각 당의 판세분석과 주요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새누리당은 연수을과 서구을에서 우세하거나 경합우세를 보이고 있고 더민주는 계양을과 남동갑에서 우세하거나 다소 앞서 있다. 국민의당은 부평갑에서 경합중이고 막말 녹취록 파문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의원은 남구을에서 상대 후보들에게 크게 앞서 있다. 막판 변수로는 안보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권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북한 도발이나, 더민주와 정의당간 후보단일화 파괴력 정도만 남아있다. 인천 정치권 인사는 “경쟁력 있는 국민의당 후보가 출마한 곳은 새누리당에 유리하지만, 여야가 의석을 균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