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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쏙쏙경매]안산 47평 아파트가 고작 1.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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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 기자I 2016.04.02 07:19:50
방 4개 짜리 중대형 아파트가 2번 유찰로 반값에 나와

무려 74명 응찰해 감정가 수준인 2억 5056만원 낙찰

환금성 떨어지고 집값 상승 가능성 낮아 실익은 적어


△이번주 전국 법원 경매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 삼익아파트. [사진=지지옥션]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85㎡초과)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투자용으로 각광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집이 넓을수록 가격이 더 빨리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 수요가 몰렸던 중대형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았고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집값은 폭락하고 거래는 부진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분양시장에서도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 비중은 10% 미만으로 떨어져 서울 강남권 등 일부 고가 단지가 아니면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율이 90%를 넘는 중소형 아파트와는 달리 중대형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습니다. 유찰없는 신건도 입찰이 이뤄지는 중소형과 달리 중대형은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이 아니면 유찰이 2번 정도 이뤄져 감정가의 반값 수준으로 떨어져야 응찰자가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3월 마지막주 전국 법원 경매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부동산 물건은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 중대형 아파트였습니다. 반복된 유찰로 반값 이하로 떨어진 후 입찰이 몰린 것입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2회 유찰 뒤 경매에 부쳐진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 삼익아파트(980가구) 전용 131.55㎡형(옛 47평·2층)은 무려 74명이 입찰표를 써냈습니다. 1998년 말 입주한 이 아파트는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신길온천역’ 역세권이지만 역사와의 거리가 900m가량 떨어져 걸어서 오가긴 다소 먼 편입니다. 단지 주변은 아직 논·밭인 상태로 남아 있어 생활편의성도 다소 떨어집니다. 지난해 10월 매겨진 감정가는 2억 6100만원이었지만 올해 1·2월 경매에서 연이어 유찰돼 최저입찰가는 감정가의 반값 이하(49%)인 1억 2789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방 4개에 화장실이 2개인 47평 짜리 아파트가 서울의 원룸 가격 수준에 나온 셈입니다.

이 물건은 주인이 직접 거주하고 있어 명도(거주자를 내보내는 일) 과정에서 문제가 될 후 순위 세입자도 없고 말소기준권리를 앞서 낙찰 이후 떠안을 가능성이 있는 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유찰이 2번이나 된 이유는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낮은 중대형 아파트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해당 주택형은 부동산경기가 좋았던 지난해에도 실거래가 7건에 불과했고 올해 들어서는 매매가 지난 2월 단 1건만 성사됐습니다.

하지만 최저입찰가격이 1억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니 70명이 넘는 엄청난 숫자의 응찰자가 몰린 것입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결국 한모씨가 감정가의 96%선인 2억 5056만원에 주인이 됐습니다. 현재 같은 주택형은 2억 7000만원 안팎에 매물이 나와있지만 경매된 물건이 저층인 2층인 점을 감안하면 제값을 다 주고 낙찰받은 셈입니다. 지난해 10월, 조건이 더 좋은 5층이 2억 5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미뤄보면 향후 시세차익을 얻기도 어려울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경매에서 최저입찰가가 반값 이하로 낮아진 아파트 물건은 경쟁이 치열해, 낙찰만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입찰가를 써내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차라리 매매로 사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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