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확신?‥'투자의 귀재' 버핏, 정유株 매집(종합)

안승찬 기자I 2016.02.02 03:17:05

세계 2위 정제회사 필립스66 지분 1조원 가까이 추가 매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정유주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1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버핏이 이끌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주 세계적인 석유화학회사인 필립스66 주식 254만주를 인수했다. 버핏은 지분 인수를 위해 1억9800만달러(약 2381억원)을 썼다.

버핏이 처음 필립스66 지분을 사들인 건 지난해 8월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필립스66의 지분 10%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시장을 살피던 버핏이 최근 다시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달 필립스66의 지분율을 13.6%까지 끌어올렸고 지난주 다시 추가로 매수했다. 버핏이 필립스66 지분을 사는데 지난 한달동안 투자한 돈은 8억달러(약 9620억원)가 넘는다.

국제 유가 추이(자료=네이버증권)
필립스66의 실적이 좋은 건 아니다. 세계 2위 규모의 정제회사 필립스66은 유가 하락 때문에 지난해 4분기 이익은 43% 추락했고 매출은 38% 감소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만큼 나쁘지는 않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는 필립스66의 주당 순이익을 평균 1.25달러로 예상했지만, 필립스66은 1.31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냈다.

필립스66은 2012년 코노코필립스란 석유회사에서 다운스트림과 미드스트림 부분이 분사돼 설립된 정제회사다. 석유를 시추하고 발굴하는 업스트림 부문이 없이 원유를 수송하고(미드스트림) 최종 석유제품을 정제·가공(다운스트림)하는 게 사업의 중심이다.

업스트림 부문이 없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가 변동성에 덜 민감한 사업 구조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원유를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지난해 9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석유회사를 산 게 아니다. 필립스66이란 회사를 좋아하기 때문에 투자했고 그 회사의 경영방식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전문매체인 마켓워치는 버핏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이후 급반등하기 시작할 때 지분을 매수했다는 점에서 “버핏이 본격적으로 유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다”고 평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