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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조선조의 법궁인 경복궁 흥복전을 왜의 무리들이 허물어 없애버려 이제 복원하며 축조하려고 터를 닦으려 합니다. 모든 공역은 예에 따라 거행하오니 신이여 놀라시지 마시기 바라고 공경히 사유를 고하기 위해 공손하고 정갈하게 제사를 올리옵니다.” (경복궁 흥복전 개기고유제 제축식 중)
일제강점기 때 훼손된 경복궁 흥복전이 옛 모습을 되찾는다. 문화재청은 23일 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공사 부지에서 ‘터 다지기 전에 하늘에 아뢰다’는 주제로 기공식을 열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흥복전 권역에 대한 고증과 발굴조사를 마무리하고 민족역사 회복 의지를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3년간 150억원 투입해 복구
경복궁 곳곳에는 공터가 많다. 실제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을 제외하면 경복궁은 다소 썰렁한 모습이다. 과거에 존재였던 전각이나 건물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대부분 헐렸기 때문. 이에 경복궁은 고종 때 제작한 북궐도형을 근거로 원형 복원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23일 기공식을 마치고 본격 복원에 들어간 흥복전은 1867년(고종 4)에 경복궁 중건 때 건립한 것이다. 1885년부터 1889년까지 외국공사와 영사, 대신의 접견장소로 이용했다. 고종의 거주지였던 건천궁과 가까웠기 때문에 사실상 고종의 편전역할을 한 곳이다. 아울러 1890년 익종비였던 신정왕후가 승하했던 곳으로 역사적 상징성 또한 크다.
하지만 1917년 화재로 소실된 창덕궁을 중건하기 위해 철거됐는데, 창덕궁 복구공사에 필요한 목재를 확보한다는 명분 아래 경복궁 내 여러 전각을 헐어낼 때 같이 철거한 것이다. 이후 흥복전 권역은 일본식 정원으로 바뀌며 흔적이 아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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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흥복전 복원공사는 2011년부터 추진한 경복궁 2차 1단계 복원계획에 따른다. 복원규모는 흥복전, 동행각, 서행각, 북행각, 복도각 등 565㎡(약 171평)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복원공사는 2018년 9월까지 약 150억원을 투입해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복원한 흥복전은 국민들이 흥복전의 역사성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외국공사·영사 접견 재현행사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이번 복원에 김석훈 건화고건축 대표가 기증한 국내산 소나무를 사용한다는 것. 이번 흥복전 복원은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재 복원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조운연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 과장은 “고종 때 중건할 당시 경복궁은 500여동의 전각과 건물에서 실제 1000여명이 거주했던 생활공간”이라며 “흥복전 복원은 음식을 만들던 소주방과 함께 주요한 궁중생활권역을 되살리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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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복원…조선 법궁으로서의 위상 회복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이었지만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조선 말기인 고종 대에 이르러 다시 지어졌다. 하지만 고종 당시 건재했던 500여동의 건물은 일제에 의해 철저히 파괴됐다. 경복궁 내에 구 조선총독부를 건립하고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를 개최한 게 대표적이다. 조선물산공진회는 일제가 전국의 여러 물품을 수집·전시한 박람회인데 이때 공간 마련을 위해 경복궁 내 여러 전각이 헐려 없어졌다.
소주방에 이어 흥복전 등을 포함하는 경복궁 복원사업은 일제강점기에 변형·훼손한 주요 전각과 지형에 대한 체계적 복원·정비를 통해 법궁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역사교육과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게 골자다.
경복궁 1차 복원사업 직전인 1990년에는 기존 건물이 36동에 불과했다. 고종 당시 500여동에 비교할 때 7.2% 수준으로 경복궁의 원형을 파악하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경복궁 1차 복원은 1571억원의 예산으로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간 진행됐다. 구 조선총독부를 철거하고 광화문·흥례문·강녕전·교태전 등 경복궁 중심축 선상의 주요전각 89동을 복원했다.
경복궁 2차 복원사업은 2011년부터 2030년까지 20년간 총 6단계로 이뤄진다. 총 4500억원을 투입해 254동을 복원할 예정이다. 1차로 복원한 125동에 더해 전체 75.8%인 총 379동을 복원하는 셈이다.
흥복전은 2차 복원사업 1단계의 핵심이다.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와 궁중의 잔치음식을 준비하던 궁중의 부엌인 경복궁 소주방 권역이 지난 1월 복원정비사업을 마치고 5월 궁중문화축전기간에 일반에 공개됐는데 소주방과 함께 궁중생활권역의 핵심 지역이다. 2차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면 앞으로 궁중통치 권역, 제왕교육 권역, 궁중의례 권역, 궁중군사 권역 등도 순차적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전기선 경복궁관리소장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변형·훼손된 경복궁은 체계적인 복원·정비를 통해 조선 법궁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며 “정체성과 진정성을 되찾아 모든 국민이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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