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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연비혁명' 아반떼…魔의 18km/ℓ 넘었다

김보경 기자I 2015.09.10 02:00:00

현대차 연비 프로젝트 10개월
아반떼 디젤 18.4km/ℓ
국내외 통틀어 최고 수준
쏘나타·K5도 속속 성과 내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를 확보하라”는 특명을 내린지 10개월. 현대·기아차의 신차들의 연비가 눈에 띄게 높아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가 9일 내놓은 신형 아반떼의 연비는 18.4km/ℓ(디젤 기준)로 준중형차급 중 최고다. 쏘나타에 이어 아반떼까지 현대차 신차가 동급의 수입차에 비해 연비가 높아지면서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연비가 높다는 공식은 깨졌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연비는 정 회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 연비향상 로드맵’ 전과 후로 확연히 나뉜다.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은 2020년까지 기업 평균 연비(차종별 판매대수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한 평균 연비)를 25%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전까지 발표된 신차를 살펴보면 신형 제네시스(9.4 km/ℓ)는 이전 모델보다 연비가 0.2km/ℓ 나빠졌고, 신형 쏘렌토(13.5km/ℓ)도 0.9km/ℓ낮아졌다. 쏘나타(12.1㎞/ℓ)는 전 모델에 비해 0.2㎞/ℓ개선됐지만, 18인치 타이어의 경우는 오히려 11.6㎞/ℓ로 내려갔다.

독일차 중심의 수입차가 연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안방시장에서 영역을 넓혀나는데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신차마다 실망스러운 연비를 보여주자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샀다.

이에 정몽구 회장은 앞으로의 신차에 차세대 엔진과 변속기 효율개선, 차량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단계별 연비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신차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 신형 투싼(2.0 디젤)은 기존 14.4km/ℓ에서 15.0km/ℓ로 높아졌다. 상품성을 개선한 현대차 i30(1.6 디젤)은 16.2km/ℓ에서 17.8km/ℓ, i40은 15.1km/ℓ에서 16.7km/ℓ로 연비가 향상됐다. 기아차 쏘울(1.6 디젤)의 연비도 14.0km/ℓ에서 14.1km/ℓ로 개선됐다.

지난 7월 나란히 출시된 신형 K5와 쏘나타 디젤은 처음으로 수입차와 연비 역전현상을 보여줬다. K5와 쏘나타1.7디젤의 경우 연비가 16.8km/ℓ로 동급의 BMW 520d(16.1km/ℓ)와 폭스바겐 파사트(14.6km/ℓ)보다 높다.

이날 출시된 아반떼는 한 단계 더 발전해 18.4km/ℓ대의 연비를 나타냈다. 국산 준중형급 중에는 최고다. 동급의 수입차 중 폭스바겐 골프(18.9km/ℓ)와 BMW 320d(18.5km/ℓ)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실 이 근소한 차이도 얼마 후에는 역전될 전망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18.4km/ℓ라는 공인연비는 오는 11월부터 적용되는 정부의 새로운 연비기준에 따른 수치다. 새 연비기준은 연료의 성분 차이와 타이어 마찰 저항값 등을 고려한 엄격한 연비측정으로 연비가 기존 측정방식 대비 약 3~5% 정도 하락하게 된다.

아반떼는 현대·기아차 최초로 새로운 연비 측정 기준을 사용한 연비를 인증받았다. 기존 연비측정 기준대로라면 아반떼 연비는 19.2km/ℓ로 높아진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19.2km/ℓ의 연비는 수입차와 국산차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정확한 연비를 제공하기 위해 아반떼는 새 연비기준을 미리 적용했다”며 “지금은 일부 수입차와 연비가 근소한 차이가 나지만 새 연비기준이 적용되면 수입차들의 연비가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반떼는 1990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지난해 10월 국내 단일 차종 중 최초로 전세계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한 볼륨모델이라는 점에서 현대차 전체의 평균 연비를 낮추는데 톡톡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연비개선에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7단DCT가 한 몫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7단DCT 적용 차량이 확대되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 라인업이 늘어나면 연비 개선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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