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경차 쌍둥이' 쉐보레 스파크-오펠 칼 비교해보니

김형욱 기자I 2015.08.01 01:00:00

유럽형 칼 ''다이내믹'' 한국형 스파크 ''디테일'' 돋보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이달 초 국내 출시한 경차 쉐보레 스파크와 오펠 칼. 한국GM이 한날한시에 함께 개발한 쌍둥이 모델이다. 쌍둥이라고 100% 같진 않다. 쉐보레는 GM의 글로벌 브랜드, 오펠은 GM의 유럽 브랜드다. 스파크와 칼도 얼핏 비슷하지만 실내외 디자인부터 엔진 세팅까지 조금씩 다르다.

최근 이 두 모델을 서울 시내와 경기도 일대에서 비교 시승했다. 이달 공식 데뷔한 신형 스파크를 미리 체험하는 동시에 국내·유럽 소비자의 취향까지 알아보는 흥미로운 기회였다. (사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왼쪽부터)오펠 칼, 쉐보레 스파크 앞모습
(오른쪽부터)오펠 칼, 쉐보레 스파크 뒷모습.
◇‘짜릿한 수동변속의 재미’ 오펠 칼

오펠 차를 타 보는 건 두 번째, 일 년만이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 미니밴 자피라를 타 봤다. 칼과 전혀 다른 모델이지만 수동변속이란 점은 같았다. 유럽은 수동변속 모델이 대세다.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칼도 전량 수동변속 모델이다. 수동변속의 장점은 주행의 재미와 고연비, 단점은 불편함이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쉐보레 스파크도 수동변속 라인업을 꽤 다양하게 운영한다. 기본형인 LS부터 고급형 LTZ까지 5개 모델(1015만~1308만원)이 있다. 고급형까지 수동변속 모델을 넣는 건 흔치 않은 일이어서 의외다.

스파크 수동을 간접 체험한다는 생각으로 칼을 운전해 봤다. 달리는 재미가 있었다. 경차가 재밌어 봤자 얼마나 재밌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고 재밌는 건 아니다. 달리는 감각, 엔진음 모두 탄탄하고 경쾌했다.

배기량 1.0ℓ 3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5단 수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수치상 최고출력은 75마력, 최대토크는 9.7㎏·m이다.

스파크와 엔진 세팅이 조금은 다르다. 한국에선 보통 엔진회전수(rpm) 2000~3000에서 변속하는데 유럽에선 3000~4000rpm에서 한다고 한다. 유럽인이 좀 더 거칠게 모는 셈이다. 차체도 현지 법규에 맞춰 스파크보다 더 길고 넓고 무겁다.

직접 타보지는 않았지만 스파크 수동이 세팅은 좀 더 부드럽지만 좀 더 경쾌하게 나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재미난 기능도 몇 눈에 띄었다. 수동변속 모델이면서도 정속주행 기능 크루즈 컨트롤이 있었다. rpm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변속해 달라는 신호가 뜬다. 또 핸들 움직임을 단단하거나 부드럽게 조절하는 ‘CITY’ 버튼이 있었다. 차이가 확연하다. 평소엔 단단하게 몰다가 도심 주행이나 주차 때 부드럽게 바꾸면 좋을 듯하다.

수동이 익숙지 않은 사람을 위한 특별한 기능도 있었다. 클러치 조작 미숙으로 시동이 꺼지면 시동이 즉시 다시 걸렸다. 시동을 다시 거느라 허둥댈 필요가 없다.

실연비는 16.4㎞/ℓ(6.1ℓ/100㎞)였다. 나쁘지 않은 수준. 달리는 재미에 빠져 거칠게 몬 측면이 있다. 스파크 수동모델의 국내 공인 복합연비는 15.4㎞/ℓ다. 기본 타이어는 콘티넨탈의 콘티에코코택트 16인치 모델이었다.

운전자 시야에서 본 오펠 칼 앞모습.
오펠 칼 실내 모습.
오펠 칼 계기판 모습. 스파크에 비해 밋밋하고 단순하다.
오펠 칼 변속 기어봉. 칼은 전량 수동변속 모델이다.
오펠 칼 앞모습. 세부적으로 보면 스파크와 상당히 다르다.
오펠 칼 엔진룸.
오펠 칼의 크루즈 컨트롤 기능. 수동변속 모델에 크루즈 컨트롤이 있다는 게 이색적이다.
오펠 칼 옆모습.
오펠 칼 뒷좌석.
◇‘경차 이상의 경차’ 쉐보레 스파크

칼을 보다가 스파크를 보니 한국인이 얼마나 디자인의 디테일이나 멀티미디어 기능에 민감한지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둘 다 최고급형이었는데 달라도 너무 달랐다. 칼은 수동변속, 스파크는 자동변속으로 시승한 탓에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주행 감각은 칼에 한표, 나머지 모든 부분은 스파크에 한 표를 주고 싶다.

공통점은 요즘 경차를 옛 경차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점이다. 함께 탄 개발자는 “경차 이상의 경차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다.

헤드램프(전조등)이 눈이라면 이를 속눈썹처럼 감싼 LED 주간주행등(DRL)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사이드 미러의 깜빡이, 뒷문 손잡이를 쿠페처럼 숨겨둔 디테일도 한층 세련됐다.

실내로 들어가면 차이는 더 확연해진다. 계기판은 더 세련되고 각종 정보를 확인하기 쉽다.

클라이막스는 7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구현하는 애플 ‘카 플레이’ 옵션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음악을 듣거나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수 있다. 애플의 음성명령 인식 서비스 ‘시리’도 쓸 수 있다. 국내에선 애플 비중이 높진 않지만 애플 이용자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기능이다. 나머지 스마트폰도 USB로 인식해 음악 등 기본 기능을 쓸 수 있다.

주행 감각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짧은 시승 기간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함께 탄 엔지니어는 스파크가 칼보다 더 부드럽고 조용하고 소음·진동이 적다고 한다. 한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췄다는 설명이다. 솔직히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신차라서인지 둘 다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자동변속 모델은 무단변속(CVT)다. 막히는 도심과 교외가 반반쯤인 78㎞ 코스를 달린 결과 평균 실연비는 13.3㎞/ℓ였다. 국내 공인 복합연비 14.8㎞/ℓ(도심 13.7 고속 16.5)에는 못 미쳤다. 기본 타이어는 넥센 클라쎄 프리미어 16인치였다.

경차는 달리는 재미가 없다는 것도 편견이지만 사실 연비가 높다는 것도 편견이다. 진짜 고연비차를 원한다면 현재로선 소형 디젤이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정답이다.

스파크의 자동변속 모델은 5개 일반형과 2개 에코형 총 7개가 있다. 가격은 1178만원에서 1499만원까지다. 5개 수동변속 모델까지 더하면 총 넓은 가격대의 12개 라인업을 제공한다.

쉐보레 스파크 헤드램프 모습. LED 주간주행등이 눈 아래 속눈썹 느낌을 준다.
쉐보레 스파크 앞모습.
쉐보레 스파크 사이드미러. 차선변경 깜빡이 등이 있다.
쉐보레 스파크 실내 앞좌석 모습.
쉐보레 스파크 운전대와 계기판 모습.
쉐보레 스파크 7인치 디스플레이로 애플 카 플레이를 구현하는 모습.
쉐보레 스파크의 애플 맵 내비게이션을 구현하는 모습. 속도위반 카메라 등 정보는 없다.
운전자 시야에서 본 쉐보레 스파크 앞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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