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이트레이드증권은 최근의 유가하락이 디플레이션 공포를 높이고 있지만, 오히려 수요 증가의 희망으로 바꿔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15일 “미국이 정책기준으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물가(Core PCE) 상승률과의 관계를 보면 유가 하락이 반드시 디플레와 수요위축을 초래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2000년대 고유가 시대로 인한 Core PCE 레벨 업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1970년대 오일 쇼크로 1980년대 상반기 북해와 알래스카 북부 해안지역, 멕시코에서의 원유 생산이 시작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10달러까지 폭락했고, 이후 미국의 Core PCE는 추세적인 상승을 보였다는 것.
신 연구원은 “에너지와 자원을 중심으로 커왔던 국가들의 소비위축과 경기후퇴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글로벌 경기를 이끌고 있는 주체들은 에너지 소비국이자 수입국들”이라며 “원유 가격 하락이 세계 경제에 1조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하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고 미국과 중국(G2)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에는 유가 하락이 분명 나쁜 뉴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신 연구원은 “유가 기반의 투자재나 중간재 성격의 수출품 비중이 여전히 높아 과도기적 진통을 겪고 있지만 당장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소비와 관련된 업종”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연말 연초는 지수 대응이고 1분기 말 이후 IT와 자동차 중심의 저평가된 대형주가 미국 소비 모멘텀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실적시즌과 노동절 중국 소비모멘텀을 기대하며 내수 성장주들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