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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군이다]충무공은 '장군'일까 '제독'일까

최선 기자I 2014.11.14 07:00:00

육군 장교로 임관해 수군 장수로 전사
육군은 장군(General) 해군은 (Admiral) 제독으로 호칭
애매한 호칭에 합참의장이 애정남 되기도

영화 명량의 포스터.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최선 기자]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 전선을 격퇴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명량’은 지난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누적 관객 수 1760만명을 기록, 역대 한국 개봉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이순신의 리더십이 재차 주목을 받았고, 서점에서는 이순신 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렸다. 거북선과 판옥선이 전시된 경남 통영시 병선마당 방문객도 크게 늘었다.

군내에도 ‘이순신 신드롬’이 불었다. 영화 개봉 이틀 전 국방부 청사 대강당에서는 명량 특별시사회가 열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최윤희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이 함께 이 영화를 관람했다. 이후 군은 영화가 스크린에서 내려온 후에도 40일간 육·해·공 각 군 본부와 국방부 직할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명량을 순회 상영했다. 약 6만 여명의 장병들이 이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추산된다.

군의 이순신 사랑은 뜨겁지만 그를 부르는 명칭은 각 군마다 다르다. 육군은 ‘이순신 장군(General)’이라고 부르지만 해군은 ‘이순신 제독(Admiral)’이라고 칭한다. 이순신은 권관(權管, 종9품), 지금으로 치면 육군 초급 장교로 임관했다. 함경도 북병사 휘하에서 여진족 장수 우을기내(于乙其乃)를 사로잡는 공을 세우기도 했다.

1591년 2월 전라좌수사로 제수된 이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기간 동안 23전 23승 불패의 기록을 남기고 노량해전에서 전사했다. 육군으로 입대해 해군으로 전역한 셈이다.

이순신을 입장에 따라 장군 또는 제독으로 부르다보니 최윤희 합참의장이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이 된 적도 있었다. 지난 2010년 초 한 초등학생이 해군사관학교 자유게시판에 ‘이순신이 장군인지, 제독인지’를 묻는 글을 올렸고, 이에 당시 해사 교장(해군 중장)이던 최 의장이 진지하게 답글을 달았던 것이다.

“제독(Admiral)을 영문의 admire(존경하다)를 어원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어떻든 장군보다는 어감상 제독이 상위개념으로 느껴지며 충무공 이순신은 임진란 당시 우리 바다를 지켜 나라를 구하신 해군으로 우리는 제독으로 호칭하고 있습니다. …중략… 충무공은 우리 해군사관학교는 물론 해군의 정신적 지주이며 충무공 정신은 사관생도 정신교육의 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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