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격인 세아제강(003030)은 성장판이 확실하게 열렸다. 지난 2월 인수한 이탈리아 특수강업체 이녹스텍과 통합작업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생산거점은 물론 기술력, 영업망까지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게 됐다.
세계적인 스테인리스(STS) 강관 선두기업인 이녹스텍은 그동안 모회사인 론다(Ronda)그룹의 자금난으로 투자와 전문 경영관리 능력에 한계를 느끼고, 세아에 손내밀었다. 세아는 론다그룹의 지분 100%를 6743만 유로(978억 원)에 인수하는 조건으로, 이 중 4243만 유로(615억 원)는 현금, 2500만 유로(363억 원)는 매도자의 채무를 떠안아 이녹스텍의 새 주인이 됐다.
특수강관 수요는 에너지개발 산업과 신흥 자원 부국의 개발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지만 일부 메이저 업체만 독점해 온 시장이다. 이번 인수로 세아제강은 이녹스텍의 고난도 기술을 적용한 신소재 특수강관 시장 진입은 물론 이녹스텍이 이미 벤더로 등록한 전 세계 오일 및 가스회사, EPC 업체에 납품자격을 갖게 됐다.
이녹스텍의 인수 효과는 일찌감치 증명되고 있다. STS강관 판매량은 지난 1분기 1만 2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00t보다 45.3%나 늘었고, 이 중 70%인 8400여 t이 수출로 작년 1분기 전체 판매량을 웃돌 정도다.
이에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을 비롯한 이휘령 사장, 이주성 상무,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등 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 4월 초 이녹스텍를 사흘간 직접 방문해 시너지 창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세아제강은 이탈리아와 중국, 한국(순천, 창원) 등 특수강관 생산거점을 4개까지 확보하고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이휘령 세아제강 사장은 “경쟁력 있는 공장이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신설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선의의 경쟁 속에서 국내 공장의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지난 2월 미국 상무부가 세아제강에 대한 덤핑 무혐의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셰일가스에 열을 올리는 미국 시장에서 유정용 강관(OCTG) 수출이 활기를 얻게 됐다. 세아제강은 올해 OCTG 수출로 매출이 작년보다 20%가량 많은 2800억~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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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세아베스틸(001430)은 2분기 신차 효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전기로 제강을 통해 특수강 봉강과 선재를 생산하는 특수강 1차 공정 업체다. 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차량 엔진과 변속기에 사용하는 핵심 소재를 만들어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3% 증가한 5542억 원, 영업이익은 3.7% 늘어난 325억 원을 달성했다.
세아베스틸은 철강업계 불황이나 현대제철의 자동차용 특수강 진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기계, 건설중장비, 조선용 중대형 합금강 등 자동차외 특수강 비중을 늘리는 한편 독일 등 글로벌 자동차 영업을 강화하는 등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기아특수강(세아베스틸의 전신)시절 60~70%대인 기아차 의존비중을 공급처 다변화로 40%로 줄인 저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