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더는 안된다"..이번주 후임 롯데쇼핑 대표 내정

안승찬 기자I 2014.04.23 07:30:00

사태 수습 위해 신동빈 회장 막판 인선 고심중
이번주 내정자 정해 다음주 이사회서 선임
"소진세 총괄사장 유력 속 의외의 인물 발탁 가능성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롯데그룹이 사의를 표명한 신헌 롯데쇼핑 대표의 후임자를 이번 주 내에 내정하기로 했다. 내정된 대표 후보는 다음주 열린 롯데쇼핑 이사회 등을 거쳐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은 다음 주 이사회를 열기로 하고, 이미 이사들에게 일정을 통보했다. 안건은 신임 대표이사 선임의 건이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주 내에 신헌 롯데쇼핑 대표의 후임자를 내부적으로 내정한 이후 다음주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대표이사로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대표 시절 회삿돈을 횡령하고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 대표는 지난 17일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특히 신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사태가 갈수록 커지자 골프 행사 참석차 하와이로 출장 갔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조기 귀국했다. 신 회장은 신 대표의 사표 수리 방침을 결정하고, 현재 후임 대표 인선을 고심중이다. 게다가 신 회장이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의 비리와 관련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강한 어조로 질타한 바 있다.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른 시일 안에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 후속 절차를 거쳐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롯데쇼핑 공동대표를 맡은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신 대표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신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시점부터 계산하면 5일이지만, 이달 초부터 신 대표가 의혹에 휩싸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의 공백은 20여 일이 넘는다. 롯데의 간판 회사인 롯데백화점과 롯데쇼핑 대표이사의 공백을 계속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벌써 업무 조율에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롯데백화점이 신세계가 공들이던 의왕시 백운지식문화밸리 내 부지를 전격 매입해 복합쇼핑몰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는데, 같은 날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이 과천시와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백운지식문화밸리와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는 직선거리로 10km정도에 불과하다.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롯데 식구끼리 중복투자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후임 롯데쇼핑 대표 후보로는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총괄사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와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롯데쇼핑 대표는 상징성이 있는 자리이기도 한 데다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어서 후임 대표 인선을 더 늦출 수 없는 분위기”라며 “조만간 후임 대표이사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헌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다시 복귀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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